[OSEN=서울월드컵경기장, 고성환 인턴기자] "월드클래스 선수 손흥민(30, 토트넘)이 있잖아요!"
모하메드 살라(30, 리버풀)가 없어도 이집트 팬이 경기장을 찾을 이유는 충분했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6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이집트와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가나전을 대비한 모의고사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집트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특히 손흥민과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른 살라가 부상으로 빠진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이유는 충분했다. 바로 월드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이 있기 때문이다. 인천 검암에서 온 모하메드 유시리(35) 씨는 "현장 분위기를 즐기고 선수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오후 3시쯤 도착했다. 5시간이나 빨리 왔지만, 충분히 그럴 만 했다"며 들뜬 기분을 밝혔다.
모하메드 씨가 경기장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그는 "살라가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점은 정말 아쉽다. 그러나 쏘니(손흥민의 애칭)가 있다. 쏘니는 내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이집트 사람들도 모두 쏘니를 좋아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하메드 씨는 경기장 근처 곳곳에 있는 손흥민의 유니폼과 포토존을 돌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4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는 그는 손가락 하트를 비롯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기를 즐겼다.
가족들은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홀로 보러왔다는 그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모하메드 씨는 "살라뿐만 아니라 마흐무드 트레제게(바샥셰히르)와 모하메드 엘네니(아스날)도 오지 않았다. 사실 나는 아스날 팬인데 정말 아쉽다"고 덧붙였다.
오랜 축구 팬이라는 모하메드 씨는 먼저 박지성 얘기를 꺼내며 박지성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는 "박지성은 아스날 상대로도 정말 잘했다. 그는 너무 많이 뛰어다녔다. 신체적으로 대단한 선수였다"며 박지성의 활약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모하메드 씨는 박지성보다 손흥민을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다. 그는 살라처럼 견고한 수비도 부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을 가졌다. 만약, 그가 토트넘이 아니라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시티로 가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토트넘에는 티아고 알칸타라(리버풀) 같은 미드필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모하메드 씨는 "하지만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손흥민을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마지막으로 모하메드 씨는 경기 결과에 대한 예상을 묻자 "솔직히 이집트가 지지만 않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한국은 강한 팀"이라며 "1-1로 비기기만 해도 만족스러울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역시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이라며 그를 스트라이커 혹은 측면 윙어로 기용할 것이라 밝혔다. /finekosh@osen.co.kr
[사진] 모하메드 유시리씨 제공, 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