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타이틀 방어 대회만 ‘올해 2승'...‘턱걸이 컷 통과’ 신상훈, 몰아치기로 첫 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2.06.12 17: 04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박민지(24, NH투자증권)가 자신의 타이틀 방어 대회만 골라 올 시즌 2승을 챙기는 진기록을 남겼다. 남자 대회에선 프로 3년차 신상훈(24, PXG)이 턱걸이로 컷을 통과해 생애 첫 우승까지 내달리는 매서운 뒷심을 보였다.
박민지는 12일 오후, 강원도 양양의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6,633야드)에서 벌어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 1억 8,000만 원)에서 KLPGA 투어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박민지는 5월 15일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올 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는데, 당시 우승은 대회 디펜딩 챔프로서 챙긴 영예였다.
그랬던 박민지가 한 달만에 또 우승에 성공했는데, 이번 역시 작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기록하는 우승이었다.

KLPGA 투어에선 이 같은 진기록이 딱 세 차례 있었다. 일명 ‘한 시즌 2회 이상 타이틀방어 성공 기록’을 쓴 사람은 1982년 구옥희(3회, 수원오픈, 동해오픈, KLPGA선수권대회), 2001년 강수연(2회, 아스트라컵 한국여자오픈, 하이트컵), 2017년 김해림(2회, 교촌허니 레이디스 오픈, KB 금융 스타챔피언십)이 있었다. 박민지는 이 진기록의 4번째 수립선수가 됐다.
이날 박민지는 17번홀까지 단 한 개의 버디도 잡지 못했다. 물론 보기도 없었다. 최종일의 핀 위치가 얼마나 까다로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승 인터뷰에서 박민지도 “오늘 최종일 경기에 나서면서 핀 포지션을 보는 순간 정말 힘든 경기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핀이 가장 어려운 곳만 골라 꽂혀 있었다. 보기를 하지 않는 데에 의미를 두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경기는 박민지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챔피언조에서 송가은과 루키 김민주가 함께 경기를 했는데, 송가은은 이날 3오버파를 쳤고, 김민주는 버디 4개, 보기 3개로 1타만 줄였다. 1타라도 줄인 김민주는 최종합계 11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박민지는 사실상 우승이 굳어가던 18번홀에서 멋진 이글퍼트를 성공시키며 올 시즌 2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65-67-70)의 성적이었다. 개인 통산 2번째(2020년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이 첫 번째)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다. KLPGA 투어 통산 우승수는 12승이 됐다.
남자대회인 ‘제65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 원, 우승상금 3억 원)에선 투어 3년차 신상훈이 거짓말같은 우승 스토리를 썼다.
경남 양산의 에이원 CC(파71/7,048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2라운드가 끝났을 때 신상훈의 성적은 1언더파였다. 한 타만 더 많았어도 컷에 걸려 3라운드를 뛰지 못할 상황이었다.
턱걸이로 컷을 통과한 신상훈은 그러나 3라운드부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3라운드에선 이글 2개, 버디 6개로 무려 10타를 줄여버렸다. 꼴찌에서 벼락같이 솟아나 12일의 최종라운드에선 챔피언조에서 막강한 김비오, 황중곤과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신상훈은 챔피언조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1번홀부터 4연속 버디를 낚아 올리며 승기를 다잡았다. 후반홀에서도 버디 3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경쟁자들 보다 한 발 앞서나갔다.
결국 신상훈은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70-71-61-65)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JTBC골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신상훈은 가까스로 흥분을 가라앉히며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분이 좋다. 긴장되는 최종일 경기라 버디가 나와도 들뜨지 않고, 잘 안돼도 기죽지 말자고 생각하고 쳤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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