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에서 승리하는 나라가 ‘역대급 비매너’ 관중을 만난다.
우즈베키스탄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12일 오전 1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팍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을 치러 전후반을 2-2로 마무리한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의 8강전 승리 뒤에는 열렬하다 못해 광기로 가득찬 국민들의 응원이 있었다.
물론 개최국의 ‘홈 어드밴티지’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의 광기는 팀 상관없이 그라운드 위의 모두를 위협했다.
전반 이라크 와카 라마단 주마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자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우즈베키스탄 관중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돌과 물병 그리고 쓰레기를 그라운드로 향해 마구잡이로 던졌다.
와카 라마단 주마는 선제골 세리머니를 펼치다 갑작스러운 봉변에 머리를 가리고 그라운드를 뛰었다.
돌은 상대팀만을 향하지 않았다. 홈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도 피해 갈 수 없다. 그라운드에 쏟아진 돌과 파편들은 경기 중 잔디 위로 넘어지기도 하고 구를 수도 있는 선수 누구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존재다.
그라운드 코너 뒤 쪽에 위치한 사진기자들이 날아오는 돌을 피하기 위해 광고판 앞으로 몰려가는 일도 발생했다. 원래 사진기자들의 자리는 광고 보드판 라인을 기준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 관중들에게서 조금 더 멀어지고자 경기장 안쪽으로 향한 것이다.
중간중간 선수가 직접 파편을 치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위험한 상태’로 경기는 하프타임까지 계속됐다.
하프타임 때 볼보이와 관리요원들이 들어와 그라운드 위 위험물을 치웠다.
취재진의 위치는 그라운드 코너 뒤가 아닌 벤치 옆으로 옮겨졌고, 추가 경호 인력이 들어와 관중들을 자제시켰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이 패배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이 드는 아슬아슬한 상황 속 다행히(?) 우즈베키스탄이 승리를 가져가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즈베키스탄이 만나는 상대는 12일(한국시간)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8강전 승자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경기력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안전에 대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물론 한일전을 먼저 승리하고 봐야 할 일이다. /c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