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1리그 득점왕 했던 그 선수 맞지?”
황선홍 감독이 기자회견장을 나가자 일본인 기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은 11일 오후 3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일본과 8강전에 앞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한일전은 12일 오후 10시에 열린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한일전은 항상 많은 관심을 사는 경기다. 관심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승부욕이 많이 생긴다.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선수들이 용맹하게 일본전에 임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상대팀 일본에 대해선 "상당히 조직적이다. 공수 밸런스도 잘 갖춰진 팀이다. 상대하기 까다롭다. 힘들 수 있다. 잘하는 특정 선수가 있다기보단 모두 고른 기량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드필더진이 인상적이다. 좋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석한 '수비수' 김현우(23, 울산현대)의 한일전 소감을 끝으로 한국 기자회견은 마무리됐다.
황선홍 감독이 장내를 나가자마자 일본인 기자들 사이에서 황선홍 감독의 이름이 오고 갔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 ‘게키사카’, ‘사커다이제이트’ 등에서 파견된 일본인 취재 기자 6명은 한국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들 사이에서 황선홍 감독의 이름이 불린 까닭은 단지 한국팀 사령탑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J1리그 득점왕 출신인 황선홍 감독을 알아본 것이다.
현역 시절 황선홍 감독은 아시아 무대를 휩쓴 스트라이커였다. 그는 1999년 일본 세레소 오사카(25경기 24골)에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해외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첫 사례였다.
‘사커다이제스트’ 소속 기자는 “황선홍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에서 뛰었다. 득점왕을 차지했다. 일본에서 유명하다”며 기자들만 남은 기자회견장에서 말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에서의 현재 황선홍 감독의 위상을 궁금해했다.
황선홍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폴란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 때 선제골을 넣어 한국을 2-0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리로 이끌었다. ‘4강 신화’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올해가 딱 20년이 되는 해다. 지금까지도 그때의 감동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황선홍 감독의 선제골 기쁨이 20년 동안 지속되고 있단 뜻이다.
이를 전해 들은 일본인 기자들은 기자회견장에서 황선홍 감독을 보고 난 뒤 휘둥그레진 눈을 더 크게 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