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짜릿한 승리의 맛을 아는 오세훈(23, 시미즈 에스펄스)이 일본전 승리를 굳게 다짐했다.
오세훈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다. 대회는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조별리그를 C조 1위(2승1무)로 통과한 한국은 오는 12일 오후 10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팍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C조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1로 격파했다. 2차전에선 베트남과 1-1로 비겼지만 3차전에서 태국을 1-0으로 꺾으며 조 1위로 8강에 안착했다. 오세훈은 3경기에 모두 나섰다.
올해 2월 K리그1 울산 현대를 떠나 일본 시미즈로 무대를 옮긴 오세훈은 이번 대회에서 활약이 절실하다.
오세훈은 시미즈로 이적 후 5경기 동안 명단에 들지 못하다가 4월 초 경기를 뛰기 시작해, 6월 11일 기준 10경기를 소화했다. 공격수지만 그는 단 1득점에 그쳤다.
그는 이번 황선홍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분위기 반전을 일궈내야 하는 입장이다.
오세훈은 10일 OSEN과 현지 인터뷰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문제점도, 좋은 점도 있었다. 접점을 잘 찾고, 팀 미팅을 통해 완성도가 더 높아지면 8강에 자신 있게 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각오를 먼저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감은 어느 정도 올라온 상태다. 하지만 아직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득점을 통해 더욱 자신감을 얻었으면 한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은 소속팀이 있는 일본에서 곧바로 ‘결전지’ 우즈베키스탄으로 합류했다. 그는 “'여기 와서 반드시 성장하고 돌아가야겠다' 마음먹었다. 팀이 우승하고, 모든 선수가 가치를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3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오세훈은 골 신고를 할 수 있었지만, ‘문전 침착성’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추가시간 문전에 있던 오세훈은 고재현(23, 대구FC)의 좌측면 짧은 패스를 건네받아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했다. 오세훈은 골키퍼와 거리를 좁히며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당시 그는 “슈팅을 위한 첫 터치를 잘했어야 했는데 잘 안 됐다. 마무리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은 “(태국전에서 찬스를 놓친 것은) 축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다음에 찬스가 났을 때 충분히 넣을 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제 코앞에 놓인 경기는 ‘한일전’이다. 일본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고 있는 오세훈은 “여기 오기 전, 일본에서부터 한국이 8강에서 일본을 만날 것 같았다. 시미즈 동료들에게도 나의 예상을 말할 정도였다”며 “일본은 좋은 팀이고, 강팀이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하고 상대 분석을 잘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길게 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프로 생활이 당연히 도움된다고 했다. 오세훈은 “나의 일본 생활을 한국 동료들에게 말해주면, 우리 선수단이 경기를 뛸 때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세훈은 시미즈에서 만족하고 있었다. 아직은 출전시간을 많이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시미즈에서 정말 많이 배운다. 최고로 좋은 축구 환경이 구축돼 있다.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다. 좋은 리그에 잘 왔다”고 만족해했다.
특히나 오세훈은 “팀적으로도 많이 배우지만 저에게 꼭 필요했던 수비적인 면이나 공간을 창출해내는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해준다. 또한 쉴 새 없이 비디오 미팅을 통해 성장에 도움 될 만한 소스를 제공받는다”고 덧붙였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한일전’하면 오세훈 이름이 빠질 수 없다. 그는 지난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일본과 맞대결에서 결승 헤더골을 터트렸다. 오세훈 활약에 8강에 안착한 한국은 ‘준우승 신화’를 달성했다.
오세훈은 “그때 얻은 자신감으로 이번 대회를 치를 것”이라면서도 “그때의 일본과 지금의 일본은 완전히 다르다. 자신감은 있지만 자만심은 버려야 한다”며 냉철함을 풍겼다.
상대 일본 21세 이하(U21) 팀에 대해선 “나이와 상관없이 일본은 3월 두바이 컵도 나가고, 항상 소집하며 계속 팀을 완성시켜왔다. 나이를 떠나 경기장에서 만나면 선수 대 선수로 승리를 가져오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최종 목적지로 설정한 일본은 야심 차게 U21 대표팀을 이끌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최고참이 23세인 다른 참가국과 달리 일본은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21살이다.
마지막으로 오세훈은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우리 선수단은 우승하러 온 것도 있지만 개인, 팀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왔다. 승리를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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