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인턴기자] 황인범(26, FC서울)이 축구 도사다운 패스로 상대 팀 감독까지 반하게 만들었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정우영의 골에 힘입어 파라과이와 2-2로 비겼다. 한국은 평가전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23분 정승현의 수비 실수로 미구엘 알미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 4분 알미론의 중거리포 추가골까지 터졌다. 두 골을 뒤진 한국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21분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추격을 시작한 뒤 후반 48분 추가시간 정우영이 극적인 동점골까지 터트려 패배위기를 넘겼다.
득점을 터트린 두 선수뿐만 아니라 황인범의 활약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중원에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좌우 측면으로 벌려주는 패스는 물론 어려운 전진 패스도 척척 해냈다.
황인범은 경기 초반부터 패스 실력을 뽐냈다. 그는 좌우 측면을 파고드는 동료들을 향해 패스를 배달하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 냈다. 전반 4분 터진 손흥민의 왼발 슈팅도 황인범의 정확한 롱패스에서 시작됐다. 이날 가장 좋은 기회였던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의 헤더가 골대에 막힌 장면도 황인범의 감각적인 로빙 패스가 시발점이었다.
황인범은 후반전에도 날카로운 킥 감각을 이어갔다. 특히 후반 15분 황의조를 향해 수비 뒷공간으로 넣어주는 전진 패스가 일품이었다. 아쉽게도 황의조가 한 박자 늦게 들어가며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황인범의 창의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경기 내내 이어진 황인범의 패스에 적장 기예르모 바로스 스켈로토(49) 파라과이 대표팀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 외에 인상 깊었던 선수로 황인범을 뽑았다.
황인범의 이름을 정확히 몰랐던 스켈로토 감독은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6번 황인범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황인범의 이름을 머리에 새기겠다는 듯 "황?"이라 몇 번씩이나 물어봤다.
한편 황인범은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거친 파울을 당하자 곧바로 달려가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비록 이 과정에서 경고를 받긴 했지만, 상대 선수들의 기세에 전혀 눌리지 않고 몸싸움을 펼치며 투쟁심을 불태웠다. /fineko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sunday@osen.co.kr, 김성락 기자=ksl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