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에서 손흥민(30, 토트넘)의 능력을 과연 100% 끌어내고 있는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정우영의 골이 터져 파라과이와 2-2로 비겼다. 한국은 평가전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파라과이전 출전으로 손흥민은 101번째 A매치에 출전 박지성과 조광래(이상 100경기 출전)를 넘어 역대 최다출전 단독 14위가 됐다.
이날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손흥민 투톱을 가동했다. 황희찬의 입대로 2선에 나상호, 황인범, 권창훈을 배치했다. 상대적으로 풍부한 2선 자원을 공격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손흥민은 전반 5분 만에 첫 슈팅을 날렸다. 슈팅이 수비벽에 둘러싸였지만 위협적인 몸놀림이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최후방 수비까지 내려오는 등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그림같은 프리킥골로 2-2 동점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토트넘보다 대표팀에서 훨씬 부담이 크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은 물론이고 중원까지 내려가 허리싸움까지 적극 가세해야 한다. 토트넘처럼 후방 뒷공간에 날카로운 패스를 넣어 손흥민의 스피드를 살리는 공격도 대표팀에서 보기 힘들다. 손흥민이 톱으로 올라서면서 중원싸움에서 밀린 대표팀이 잦은 역습을 허용하고 있다.
물론 손흥민은 어느 포지션에 갖다놔도 기대이상을 해내는 월드클래스다. 하지만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자신의 장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왼쪽 윙어로 뛰지 못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포르투갈, 우루과이를 상대로 빌드업 축구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손흥민 투톱카드도 그 중 하나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원톱으로도 뛸 수 있고, 투톱이나 윙으로도 뛸 수 있다. 양쪽 측면에 다 뛸 수 있다. 톱으로 뛴 것이 처음도 아니다. 우리는 이미 여러 번 투톱을 썼다. 손흥민이 약간 처진 스트라이커였다. 우리는 미래에 손흥민이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가상 우루과이’로 만난 파라과이를 상대로 손흥민과 황의조의 투톱카드는 기대만큼의 파괴력이 없었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어떻게 써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