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축구 열기’로 뜨겁다.
공오균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로코모티브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치러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1승2무(승점 5)를 기록한 2위 베트남은 1위 한국(2승1무, 승점 7)과 함께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베트남에 말레이시아전은 상당히 중요했다. 무조건 이기고, 같은 날 열리는 한국과 태국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베트남이 패하면 볼 것도 없이 짐을 싸야 했다.
공오균호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전반전에 두 골을 뽑아내 기선제압을 제대로 한 뒤 특유의 ‘두 줄 수비’로 후반에 골을 지켜냈다. 무실점 두 골 차 승리를 챙겼다.
한국이 태국을 1-0으로 제압하면서 베트남은 ‘동남아 라이벌’ 태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 경기는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사령탑이 바로 한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오래 했던 공오균 감독이기 때문.
공오균 감독은 한국 17세・18세・20세・23세 이하 대표팀 코치로 오랜 시간 일했다. 2020년에는 인도네시아 대표팀 코치로 신태용 감독을 보좌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직도 잠시 역임했다. 현역 시절엔 대전시티즌, 경남FC, 선샤인코스트FC 등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다. K리그 '레전드'다.
그는 지난달 23일부터 박항서 감독을 이어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정식 감독이 된 공오균 감독은 첫 국제 대회에서부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베트남은 같은 C조에 속한 한국과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베트남은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U23 대표팀 기준 한국전 5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베트남에 한국전 무승부는 승리와 같은 값어치를 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8강 진출 ‘쾌거’도 이뤘다. 베트남이 들썩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베트남에서 현장 취재를 하고 있는 베트남 주요 일간 종합지 ‘사이공 자이 퐁’ 소속 리 후 탄 기자(24)는 9일 OSEN에 현지 분위기를 생생하게 들려줬다.
그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호찌민 응우옌휴 거리에 무수히 많은 팬들이 베트남 U23 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 열기가 대단했다”고 말했다. 호찌민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다.
더불어 리 후 탄 기자는 “호찌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 사람들은 국가대표부터 연령별 대표팀 경기까지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8강 진출 후 팬들은 축하 퍼레이드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공오균 감독에 대해선 “박항서 감독 후임이란 사실에 베트남 내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공오균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팬들은 공오균 감독이 앞으로 더 많은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베트남 축구 발전에 큰 힘이 됐으면 하는 소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