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인턴기자] "다음에 또 뽑힐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지난 칠레전 승리를 이끈'벤투호 황태자' 나상호(26, FC서울)가 힘들었던 지난 반 년을 돌아봤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칠레전 승리에 이어 연승을 달리겠다는 각오다.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나상호는 8일 오후 온라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나상호는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두 경기였다"고 지난 브라질전과 칠레전을 되돌아보며 "마무리가 가장 개선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나상호는 손흥민, 황희찬,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유럽 무대를 누비는 동료들과도 호흡을 맞췄다. 그는 "(황)희찬이랑 같은 윙으로 뛰고 있다. 경기 중에도 (황)희찬이의 플레이를 보면서 저돌적이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를 흔들 수 있는 플레이를 따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손)흥민이 형과 (정)우영이는 볼 소유에 있어서 특출나고 기회를 만들어주는 패스나 움직임이 특히 좋다. 많이 배우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2주 동안 4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나상호는 이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뛰는 만큼 이겨내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 체력적으로 몸관리하는 것도 선수의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상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를 받았지만, 봉사활동 문제와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지난 10월 이후 처음으로 벤투호에 승선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 소감을 묻자 그는 "오랜만에 선발로 경기를 나섰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과정에서 팀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도록 신경썼다. 그 부분을 잘 이행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제 장점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나상호는 그동안 초조하진 않았냐는 질문에 "빨리 해결해야 다음 과정이 생기고 목표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끝내려 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소집이 불가능했다. 많이 아쉬웠다. (봉사시간을) 다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에 소집되지 못했을 때는 상실감과 부담감이 있었다. 다음에 또 뽑힐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리그에서 더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지난 칠레전에서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그는 "(정)우영이와 (황)희찬이, (황)인범이, (김)문환이 형과 호흡을 맞췄다. 어린 선수들도 오랜만에 함께 나섰는데 자신 있게 경기하자고 이야기했다. 경기하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 나눴다. 후반전에 (황)인범이와 (김)문환이 형과 좋은 장면이 나왔는데 그 장면을 제가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 패스 미스가 났지만, 과정에서는 저희 셋이 맞춘 모습이 그대로 나와서 다음 경기에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상호는 벤투호에서뿐만 아니라 소속팀 서울에서도 안익수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 전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점이 도움되냐고 묻자 "충분히 도움된다. 두 분 다 빌드업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제게도 움직임에 있어서 어색함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브라질전은 세계적인 선수로 가득한 경기였다. 당시 나상호는 후반 교체 투입돼 피치를 누볐다. 그는 "특히 네이마르가 인상 깊었다. 플레이를 쉽게 할 때는 쉽게 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특출난 개인기로 빠져나온다. 페널티킥으로 두 골 넣은 것도 능력이라 생각한다. 침착함과 여유가 돋보여서 배우고 싶다"며 네이마르를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뽑았다.
나상호는 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린다. 그는 "황태자로 불리는 것이 기분도 좋지만 조금 부담감도 있다. 제 스스로가 완벽한 자리는 없다고 생각해서 노력하지 않고 플레이 과정에서 좋지 않다면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나 전술적인 부분에서 제가 노력하기도 하고 이행 능력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나상호를 비롯한 대표팀은 파라과이전과 이집트전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수원과 서울에서 하는 만큼 만은 팬들이 찾아와 주실 것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나왔던 보완점을 잘 보완해서 더 좋은 폭발력으로 팬들께 보답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finekosh@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