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디어가 여기 들어와도 돼?”
23세 이하(U23) 태국 축구 대표팀 코치가 아무것도 모르고 내지른 말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팍타코르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치른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베트남, 태국과 조별리그 C조에서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조기 탈락을 확정했다.
앞서 황선홍호는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1로 대파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베트남과 1-1로 비기며 8강 '조기 확정' 기회를 날렸다. 공격을 쏟아냈지만 원하는 승리는 가져오지 못했다.
이에 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앞선 2경기 성적은 1승 1무다. 공교롭게도 이날 맞붙는 태국도 1승 1무. 8강 확정을 위해 양 팀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친다. 한국은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8강행을 타진할 수 있다.
경기 하루 전(7일) 한국과 태국은 각각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30분, 6시에 시작해 약 1시간 30분가량 현지 훈련을 진행했다.
그런데 훈련 중 태국 코치진 중 한 명이 눈을 크게 뜨며 목청이 터져라 화를 낸 사건이 있었다. 바로 기자의 취재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다.
AFC 규정에 따르면 최소 15분 어느 팀이든 훈련을 공개해야 한다.
기자는 태국 훈련 취재를 위해 선수단이 공을 굴리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자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AFC 규정을 알고 있는 태국팀 관계자는 “5시부터 15분을 재겠다”고 말했다. 기자도 “알겠다”며 평온하게 취재를 하고 있었다. 주요 선수들의 몸상태와 훈련 분위기 등 파악한 내용을 노트에 적었다.
이때 그라운드 한복판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던 태국 코치 한 명이 기자에게 다가와 “한국 미디어가 감히 여길 어떻게 들어오냐”며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해당 코치는 기자가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빤히 쳐다봤다. 삿대질은 덤이었다.
기자는 AFC의 규정을 정확히 인지하고 훈련장에 들어왔다. 기자는 “15분간은 미디어에 훈련 장면을 공개할 수 있다”며 그의 눈을 응시하며 차분하게 받아쳤다. 기자 옆에 있던 태국팀 관계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라운드를 집어삼킬 듯이 소리치던 그는 눈을 끔뻑하더니 뒤돌아 선수단 무리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하나라도 노출하기 싫은 태국 코치의 속마음이 무례함으로 무장돼 튀어나와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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