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라이트백' 김태환(22, 수원삼성)이 태국전에서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김태환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다. 대회는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베트남, 태국과 조별리그 C조에서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조기 탈락을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8일 오후 10시 태국과 조별리그 3차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1승 1무를 거둔 한국은 태국(1승 1무)을 상대로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8강행을 타진할 수 있다.
앞서 황선홍호는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1로 대파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베트남과 1-1로 비기며 8강 '조기 확정' 기회를 날렸다. 공격을 쏟아냈지만 원하는 승리는 가져오지 못했다.
K리그1 수원삼성의 오른쪽을 책임지고 있는 김태환은 지난해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U23 대표팀 소집 이후 오랜만에 연령별 대표팀에 포함됐다. 그는 U-14, U-17, U-20 등에서 두루 경험을 쌓았다.
김태환은 황선홍호에서 누구보다 많이 뛰고 있다. 1,2차전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말레이시아전에선 1골도 기록해 팀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베트남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끝까지 뛰었다. 비록 원하는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김태환은 오른쪽 측면 끝과 끝을 쉴 틈 없이 뛰어다녔다.
경험이 많은 그는 7일 OSEN과 현지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계속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됐던 경험이 많이 도움된다”면서 “이제는 중간에서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운을 뗐다.
황선홍호는 1,2차전을 합을 맞추는 과정으로 활용했다. 김태환은 “소집 기간이 짧았고, 선수들은 각자 팀에서 뛰고 왔다. 서로 완전히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표팀이라는 게 짧은 시간 내에 같이 합을 맞춰야 하는 게 의무"라면서 "선수들은 잘 헤쳐가고 있다”고 떨림 없이 말했다.
그는 반가운 얼굴도 만났다. 지난해까지 소속팀에서 합을 맞췄던 정상빈(20, 그라스호퍼)과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났다. 김태환은 “(정)상빈이랑 수원에서 경기를 많이 했다. 편한 사이다. 원하는 부분을 서로 잘 안다. 만나서 너무 좋다”고 웃었다.
앞서 두 경기에서 공격진의 골 침묵이 아쉬움을 샀다. 정상빈을 비롯해 박정인(22, 부산아이파크), 엄지성(20, 광주FC) 등이 연신 슈팅을 날렸지만 골 소식은 들려주지 못했다. 그들의 무득점이 지적을 받고 있다.
김태환은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선수단 내에서 답답해 하기보다는 선수들을 믿고 있다. 모두 능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태국과 3차전서 전반전에 골이 터지면 한국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는 “골이 나오면 확실히 우리가 생각한대로 풀어갈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90분, 끝까지 봐야 한다”며 모든 상황을 경계했다.
김태환의 활동량은 대단하다. 풀백이지만 앞으로 전진해 그라운드를 크게 쓰기도, 라인을 바짝 내려 후방을 빈틈없이 지키기도 한다. 그는 “원래 많이 뛰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장점이다. 팀에 도움된다면 체력 고갈 상관없이 더 많이 뛰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한국의 베트남전 1-1 무승부는 보는 이들을 아쉽게 만들었다. 경기를 직접 뛴 김태환은 더할 터.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한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홀로 깊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당시를 회상한 김태환은 “베트남전은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면서 “자신한테 화가 많이 났다. ‘한 경기 한 경기 쉬운 경기가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겼다면 3차전 경기 결과를 생각하지 않아도 됐다. 체력과 정신력 부분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3차전까지 가게 됐다. 스스로 ‘왜 베트남전에서 확실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까’ 자책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돌이켜봤다”고 설명했다.
과거는 배움의 시발점일 뿐, 앞으로가 중요하다. 김태환도 그 점을 알고 있다.
그는 “동남아 팀들이 수비적으로 많이 내려오고 틈나면 역습을 끈끈하게 한다. 상대가 내려서 플레이할 때의 공략점을 익혀 경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잘 쓸 수 있는 양발로 올리는 크로스와 슈팅 능력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마지막으로 김태환은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나라를 대표해서 왔다. 책임감이 있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잘 준비해 좋은 결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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