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00경기→환상 프리킥' 손흥민 "동료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대전톡톡]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6.06 23: 21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축포를 터트린 손흥민(30, 토트넘)이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국은 6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서 칠레를 2-0으로 제압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터진 황희찬의 선제골과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쐐기골을 엮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내내 칠레 수비를 괴롭혔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그는 특히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좋은 호흡을 선보이며 칠레를 위협했다. 그러나 번번이 골과 연이 닿지 않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기어코 득점을 터트렸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오른발 대포알 슈팅을 터트리며 골망을 갈랐다.
환상적인 득점으로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한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전문.
- 승리 소감이 궁금하다.
▲ 브라질전 이후 며칠 안 된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좋은 정신력과 자세로 경기에 임해줘서 너무나도 고맙다. 그렇게 크게 지고 나서 다시 분위기 전환하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도 선수들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하는 경기인만큼 꼭 이기고 싶었다. 선수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치다보니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아 기쁘다. 제 1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자축하게 돼서 너무나 기쁘고 선수들에게 고맙다.
- 100번째 경기에 자축하는 골까지 터트렸다. 기분이 어떤가?
▲ 골 넣고 이런 것보다도 선수들이 좋은 자세로 임해준 것이 너무나 고맙다.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100번째 경기를 하더라도 지고 나서 많은 분들께 축하받으면 마음도 불편할 것 같았다. 선수들 덕분에 운좋게 골까지 기록하면서 좋은 분위기에서 100번째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 A매치 첫 경기를 뛸 때부터 이렇게 많이 뛸 것이라 생각했었는가?
▲ 뛰겠다라는 생각은 안 했고 그냥 매 순간 항상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시간이 참 빠르다. 뒤돌아볼 새 없이 지나왔다. 매번 꿈은 꿔왔다. 100번째 경기라는 게 10년이란 시간이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꾸준히 대표팀에서 생활해야 한다. 미리 생각했다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 클럽에서는 차범근 감독의 한국 선수 유럽 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A매치에서도 차범근 감독의 1위 기록에 도전하는가?
▲ 물 흐르듯이 지나가다 보면 그런 업적이 제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그 업적을 너무 쫓다보면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좋은 방향으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차 감독님과 저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죄송스럽다. 매번 말씀드리지만, 그렇게 엄청난 업적을 감히 제가 쫓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제 위치에서 해야 할 것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따라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 지난 브라질전에서는 황의조가 오늘은 황희찬이 득점했다.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가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 될까?
▲ 집중 공략이 없던데요(웃음). 선수들이 능력이 참 많은 친구들인데 가끔씩 경기장에서 다 못보여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오늘은 (정)승현이, (나)상호, (김)문환이를 꼭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선발로 나와서 항상 준비돼있음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팀이 이렇게 단단하구나 알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필요하고 좋은 선수들이다.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다면 경기장에서 행복할 것 같다. 
- 매번 프리킥 키커가 다르다. 마지막 프리킥 상황에서는 키커를 어떻게 정했는지?
▲ 감독님이 지정해주시는 건 없다. 상황마다 자신 있는 선수들이 찬다. 저도 양보하는 것도 좋아한다. (황)인범이, (정)우영이 형, (홍)철이 형 등 잘 차는 사람이 많아서 양보하곤 한다. 상황마다 키커가 바뀐다. 연습할 때도 의조도 모여서 훈련하곤 하는데 자신 있는 사람에게 밀어준다.
-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분들께 한 마디.
▲ 감사하다는 말로는 항상 부족한 것 같다.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많은 사랑과 응원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곳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책임감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 지금처럼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시면 꼭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경기 끝나고 팬들과 오랫동안 인사를 나눴다. 어땠는가?
▲ 더 하고 싶다, 사실. 유일하게 팬들과 소통하고 저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가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경기를 할 때는 행복하고 기쁘지만, 경기 끝나고 돌면서 인사할 때는 내가 이분들과 곧 헤어지는구나 싶어서 아쉽다. 집에 돌아가면 공허하기도 하다. 항상 더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다.
- 경매에서 손흥민의 축구화가 1600만 원, 유니폼이 650만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 것도 아닌 물건들을 이렇게 경매해 주셔서 감사하다. 말로 만이 아니라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낙찰하신 분은 기회가 된다면, 따로 챙겨드릴 수 있는 것은 챙겨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너무나도 큰 돈이기 때문에 경매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협회랑 논의해서 뭐라도 챙겨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전=김성락 기자 ksl@osen.co.kr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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