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욱(23, FC서울)이 황선홍호에서 '골잡이' 능력을 과시하고자 한다.
조영욱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다. 대회는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디펜딩챔피언' 한국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과 조별리그 C조에서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두고 경쟁한다.
앞서 지난 2일 말레이시아와 1차전에서 한국은 4-1 대승을 거뒀다. 후반 19분 교체 투입된 조영욱이 승리에 큰 지분을 차지한다. 뒤늦게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멀티골을 퍼부었다.
그의 골 활약이 더 대단한 이유가 있다. 조영욱은 지난달 24일부터 현지에서 시작된 황선홍호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는 국내 K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30일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와 늦은 합류를 알렸다. 선수단과 합을 맞춰볼 시간이 현저히 부족했다.
심지어 황선홍호는 지난해 10월 열린 이 대회 예선전(3전전승)을 제외하고 공식전 없이 결전지를 밟았다. 현지 훈련에서 선수단의 응집력을 키우는 게 승리로 가는 최후의 무기였다. 이 과정에서 조영욱은 함께한 시간이 부족했지만 첫 경기에서부터 ‘골잡이’ 능력을 과시했다. 개인 능력이 탁월하단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는 이미 역량을 입증했다. 조영욱은 지난 시즌 K리그 36경기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안익수 감독 체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특히나 후반에 연일 상한가를 쳤다. 올 시즌엔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고 있다.
조영욱은 5일 저녁에 열리는 베트남과 2차전을 앞두고 OSEN과 현지 인터뷰에서 먼저 1차전 골 소감을 기분 좋게 전했다. 그는 “골을 넣을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넣어줘서 득점할 수 있었다. 팀이 승리해서 더 기뻤다”고 웃었다.
선수단과 합을 맞춰본 느낌은 어떨까. 조영욱은 “(이)강인이(21, 마요르카)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고, (홍)현석(23, LASK 린츠)이도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해서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홍현석에 대해 “패스 길이와 질이 참 좋다. 받는 사람이 편하게 패스를 찔러준다. 상대가 쳐내기 어려운 패스를 건네준다”고 칭찬했다.
조영욱은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번갈아가며 뛰고 있다. 그는 올해 1월과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와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번 6월 A매치 최종 명단엔 들지 못했지만 황선홍호에 포함돼 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조영욱은 “A대표팀 미발탁에 대한 아쉬움보다 황선홍 감독님께서 불러주셨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느 팀에서 불러줘도 감사할 따름이다.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단 생각이 제일 크다. 빠르게 (U23) 팀에 녹아들고 싶다”고 말했다.
‘골잡이’ 조영욱의 발끝에 시선이 집중되는 만큼 그는 ‘득점’을 목표로 축구화 끈을 묶는다.
조영욱은 “안 그래도 (이)강인이가 이번 대회에서 몇 골을 넣고 싶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목표는 ‘최대 몇 골을 넣어야지’하는 것보다 매 경기 한 골씩 넣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유를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조영욱은 “자신감이 생겼다. 2021시즌 후반부터 득점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 시발점인 것 같다. 시즌 중반 득점을 못하고 있을 때 안익수 감독님께서 ‘조급함을 가지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다. 덕분에 부담감을 덜었다. 그 뒤로 자신감이 점점 차올랐다. 실력은 자신감이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큰 배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차분하고 또박또박 잘 말했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올 때부터 그는 맑은 아우라를 풍겼다. 조영욱은 “활발한 편”이라면서 “관심이 있으면 먼저 다가간다. 없다면 아예 쳐다도 안 본다”고 말하며 자신의 'MBTI(성격유형검사)'가 ‘ENFJ’이라고 밝혔다.
조영욱은 “앞이 E로 시작하면 외향적이란 뜻이죠”라며 반달 웃음을 했다.
마지막으로 조영욱은 한국의 2연패를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 팀’으로 우승하는 게 목표다. 또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발전했으면 좋겠다. 득점도 꾸준히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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