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인턴기자] "마지막까지 남아 기절하기 직전까지 뛰었던 선수가 박지성(41)과 이영표(45)였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히딩크(76)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 박지성과 이영표를 아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공개했다.
‘2022 KFA 아카데미 지도자 컨퍼런스’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개최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히딩크는 함께 자리한 박지성과 이영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두 제자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던 이유를 묻자 "당시 한국은 현대 축구에 뒤처져 있었고 수비 중심이었다. 나는 모험을 즐기고 해결할 수 있는 젊은 선수를 원했기에 박지성과 이영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둘은 현대 축구에 잘 맞는 새로운 유형의 선수였다"고 답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도 히딩크는 박지성, 이영표와 함께했다. 그는 PSV 아인트호벤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두 선수를 영입했고 둘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켰다. 그 결과 박지성과 이영표는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까지 진출했다.
히딩크는 둘을 네덜란드 리그로 이끌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당시 많은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나 라리가 진출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내 생각엔 바로 프리미어리그로 가는 것은 너무 수준 차이가 컸다. 그래서 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가라고 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현명한 결정을 했다. 결국 그들은 2년 뒤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히딩크는 박지성과 이영표를 특히 아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밝혔다. 그는 "둘은 PSV 선수들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줬다. 단순한 셔틀런(왕복 달리기) 훈련을 할 때도 대부분은 포기하지만, 강한 선수들은 계속 뛴다. 뛰어난 선수는 항상 자신을 한계까지 내내몬다"며 "마지막까지 남아 기절 직전까지 뛰었던 선수가 박지성과 이영표였다"고 둘의 강한 정신력을 칭찬했다.
한편 박지성과 이영표 역시 히딩크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박지성은 2002년을 회상하며 "나를 어느 정도나 끌어낼까 하는 기대감을 처음 느꼈다"고 밝혔고 이영표는 "히딩크 감독님은 내게 감독을 위해 죽어야겠다는 마음을 심어줬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네덜란드 무대 경험이 추후 빅리그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며 히딩크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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