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거스 히딩크(76)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 후배 파울루 벤투 현 대표팀 감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022 KFA 아카데미 지도자 컨퍼런스’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개최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히딩크 감독은 2일 치른 한국 대 브라질전을 참관했다. 히딩크 감독 역시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치른 체코,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0-5 완패를 당해 ‘오대영 감독’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추억에 젖은 히딩크는 “약한 나라와 붙어서 월드컵을 잘 준비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었지만 난 강팀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내 요구사항을 잘 들어줬다. 덕분에 내 별명이 ‘오대영 감독’이 됐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히딩크는 “0-5로 지고 프랑스 감독이 ‘내년에 다시 붙자’고 제안했다. 프랑스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쉽게 분위기를 잡자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프랑스와 2-2로 비기다 2-3으로 졌다. 한국이 0-5로 지던 시절에서 업그레이드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브라질전 1-5 완패를 당한 벤투 감독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히딩크는 “월드클래스 브라질전은 한국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한국이 좋은 경험으로 충분히 배웠길 바란다. 약한 상대보다 브라질전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이라 조언했다.
예전의 히딩크처럼 벤투 역시 강팀을 상대로 ‘빌드업 축구’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이어 히딩크는 벤투 감독에게 “벤투 감독이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이 지난 10년간 했던 스타일과 계획을 유지해야 한다. 한 번 대패했다고 스타일을 바꾼다면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2002년 이전처럼 5-6명이 수비에만 전념하는 예전 축구는 지양해야 한다. 다만 선수 개개인의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