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의 Z표기를 지우기 시작했다. 푸틴 지지자들이 러시아군의 승리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Z’ 표식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를 의식해 ‘갤럭시 Z’ 시리즈에서 표기를 삭제하고 있다.
29일(이하 한국시간) ‘안드로이드 폴리스’ ‘폰아레나’ 등 복수의 외신은 삼성전자가 발트 3국을 중심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에서 ‘Z’ 문구 제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현재 발트 3국의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엔 ‘갤럭시 Z’ 시리즈의 ‘Z’ 문구가 모두 빠져 있다. 삼성전자는 3월 초 각국 현지법인을 통해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앞으로 출시될 제품의 박스에서도 ‘Z’ 문구가 사라질 예정이다.
‘Z’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서 러시아의 승전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닌 표식이다. “승리를 위하여”를 뜻하는 ‘자 포베두(za pobedu)’의 앞글자를 따왔다. 지난 19일 ‘Z’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8주년 행사에 상당수 등장하며 반러감정을 자극하는 대표 표식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러시아 리스크’로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발트 3국부터 ‘갤럭시 Z’ 시리즈의 ‘Z’ 표식을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발트 3국은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러시아의 침공이 우려되는 나라들이다. 반푸틴 정서가 늘어나며 ‘Z’는 몇몇 국가에선 나치 전범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만큼 금기시되고 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