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에 속도제한이 걸려있는 격 아닌가.” 삼성전자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GOS 논란이 휴대폰 시장을 달구고 있다. ‘갤럭시 S7’ 시리즈부터 적용된 GOS는 게임 실행시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초당 프레임과 GPU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스마트폰의 발열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GOS 기능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러한 조치는 100%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이에 GOS 기능 우회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는데, 안드로이드12 업데이트 이후 해당 방법이 막히면서 논란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공개된 ‘갤럭시 S22’ 시리즈의 벤치마크(성능실험) 점수는 처참했다. GOS 실행시 ‘갤럭시 S22 울트라’의 성능은 최대 50%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GOS 사태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AP 성능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적용하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자체 ‘엑시노스’ 칩은 경쟁사 애플의 ‘바이오닉’에 비해 낮은 성능과 전력 대비 효율을 보인다. 이를 위해선 방열판 설계 강화로 대처해야 했으나, ‘갤럭시 S22’ 시리즈 개발 당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설계 강화는 원가 상승이 수반되고, 이는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을 중심으로 소통에 나섰다. 지난 10일 노태문 사장은 내부 타운홀 미팅에서 GOS 관련 이슈를 설명한 뒤, “앞으로 임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약속했던대로 삼성멤버스에 사과 입장과 함께 업데이트를 공지했다. 업데이트는 GOS 우회 앱 재허용, 게임 앱 실행시 CPU・GPU 초기 성능 제한 해제, 게임 퍼포먼스 관리 모드 제공 등을 담고 있다.
이같은 대처에도 여전히 뿔난 소비자들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먼저 소비자들은 노태문 사장의 사과 방식을 지적한다. 이번 GOS 사태의 피해자는 소비자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의 성능이다’라고 홍보한 ‘갤럭시 S22’ 시리즈를 구매한 소비자는 광고와 다른 제품을 실제로 받게 됐다. 하지만 노태문 사장은 임직원들에게만 ‘소통 부재’를 이유로 사과했다. “방열판 설계 강화를 무시했다”는 내부 소통 문제에 대해서만 의견을 남겼다.
14일 기준 7400명이 넘게 모인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 카페에서는 삼성전자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원고 1인당 청구액은 30만 원이다. 대리인은 법무법인 에이파트의 김훈찬 변호사 등 5명이 맡는다. 해당 카페 운영진은 공지를 통해 “처음에는 소송까지 안가길 바랐다. 삼성이 인정해주고 잘 끝내주길 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소송 준비가 끝난 이상 같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