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모처럼 규정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 토종 투수가 나올 기세다. 한화 우완 김민우(25)가 류현진(토론토) 이후 8년 만에 한화에서 이 기록에 도전한다.
김민우는 4일 대전 키움전에 6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8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을 4.27에서 4.10으로 끌어내리며 3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시즌 96⅔이닝을 소화하며 규정이닝(97)에도 근접했다.
규정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한화에서 류현진 이후로 거의 보기 힘들었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2012년(2.66)을 끝으로 한화에는 규정이닝을 던진 국내 투수가 2013년 김혁민(5.40)과 2014년 이태양(5.29) 2명뿐이었고, 그마저 3점대 평균자책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류현진의 빅리그 진출 이후로 끊긴 한화의 규정이닝 3점대 투수, 올 시즌 김민우가 묵묵히 도전하고 있다. 선발 18경기 중 14경기에서 5이닝 이상 꾸준하게 소화해냈다. 최근 11경기 중 10경기에서 5이닝을 던졌다. 비록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가 적지만 선발 임무를 톡톡히 하고 있다.

김민우는 “시즌 초부터 규정이닝이 목표였다. 매경기 최대한 길게 던지려 한다”며 “3점대 평균자책점은 (투수에게) 엄청 큰 것이다. 오늘(4일) 경기에서 3점대 진입을 약간 기대했는데 아쉽게 안 됐다.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꾸준하게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김민우가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처음 도는 것치곤 잘하고 있다. 커브.포크볼을 다양하게 던지면서 제구력이 향상됐고,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좋아졌다. 이런 결과들이 쌓이며서 본인도 자신감이 생겼다. 한 시즌 잘 마무리하면 내년에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칭찬했다.
멘탈도 강해졌다. 지난달 28일 대전 삼성전에 2⅔이닝 노히터 호투 중 우천 노게임이 돼 아쉬움을 삼켰지만 후유증 없이 4일 키움전에서 호투를 이어갔다. 김민우는 “그날 느낌이 워낙 좋아서 많이 아쉬웠다. 선발 기회가 한 번 날아가서 아쉬움이 컸는데 오늘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좋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김민우는 “최근 스피드가 떨어지긴 했지만 잘해보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중이다. 내가 가진 공으로 어떻게 하면 긴 이닝으로 타자와 싸울지 생각하며 실전에도 활용한다”며 “투수에게 승리는 여러 가지가 따라줘야 한다. 항상 이닝을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