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민병헌의 부진' 허문회 주문 "내려놓고 비워라"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9.04 05: 12

신뢰의 정도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선수를 향한 기대치, 그리고 선수 자신이 갖는 목표치를 좀 더 내려놓기를 바란다. 허문회 감독은 안치홍과 민병헌을 향해서 다시 주문하고 있다. 
올시즌 롯데의 전력 중 ‘아픈손가락’은 주장 민병헌, FA로 영입해 1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치홍이다. 민병헌과 안치홍은 현재 기대보다 낮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민병헌은 시즌 시작 이후 줄곧 슬럼프에 빠져있고, 안치홍은 8월 들어 급격하게 기록이 떨어졌다. 민병헌이 수비에서 기여도는 대체 불가인 반면, 안치홍은 공격의 슬럼프가 수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책정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민병헌이 -0.55, 안치홍이 0.55에 불과하다. 네임밸류에 비하면 리그 평균적인 수준의 선수 혹은 그 이하의 선수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만약 두 선수가 커리어 평균 정도의 성적만 기록했더라도 롯데는 현재 순위표보다 더 위에 위치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두 현재로서는 부질없는 가정일 뿐이다.

3회초 1사 2루 상황 롯데 손아섭의 동점 1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은 민병헌이 허문회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51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이들의 올 시즌 기록이 커리어 평균에 수렴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남은 시즌 동안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지금의 기록, 그리고 팀에 대한 기여도는 달라질 수 있다. 팀도 9월에 또 다른 동력을 갖출 수 있다.
허문회 감독은 이들을 부진에도 넣는 이유로 현재 로스터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 다만, 부담감을 내려놓고  본인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기를 바라고 있다. 멘탈적인 컨디션 유지에 신경쓰는 것.
안치홍은 지난 1일 수원 KT 원정에서 삼중살을 때려냈고 3일 KIA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허문회 감독은 “머리도 좀 식힐 필요가 있다”면서 라인업 제외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올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선수 본인의 삶이기 때문에 함부로 내가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목표를 낮추고 내려놓고 목표를 다시 설정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치홍은 물론 민병헌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하다.
민병헌에 대해서도 그는 “야구적으로 안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클럽하우스에서 잘하는 부분이 있다. 잘 되는 부분을 더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낮출 필요가 있다. 한 타석 한 타석 후회없이 들어가더라도 안좋을 때가 있다. 그러다가 보면 또 좋은 성적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부담감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말로는 쉽다. 행동으로는 힘들겠지만 내려놓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과거보다는 현재에 집중해 다시금 반등을 해주기를 바란다. 이들에게 닥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고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허문회 감독의 주문이다. /jhrae@osen.co.kr
경기종료 후 롯데 마차도와 안치홍이 승리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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