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의 클로저 변신…김태형 감독 “리그 대표 ‘선발’이 됐으면” [오!쎈 잠실]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20.09.02 05: 45

“이런 선발 투수가 없어요.”
두산 베어스는 최근 투수진 보직에 큰 변화를 뒀다. 마무리 투수로 나섰던 함덕주를 선발 투수로, 선발 투수였던 이영하를 마무리 투수로 전향했다.
본인 의사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함덕주는 선발을, 이영하는 마무리투수를 꾸준하게 희망해왔다. 그러나 현재 보직에 대한 성과가 좋아 쉽사리 결정을 못했다. 함덕주는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두면서 뒷문 단속을 해왔다. 이영하는 지난해 17승을 거뒀다.

'맞춤형 옷'으로 판단됐지만, 최근 이들 모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영하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42로 힘을 내지 못했고, 함덕주는 10세이브를 올렸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29경기 등판에 머물렀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이들의 손을 들어주며 보직 교체를 단행했다.
사령탑으로서는 17승 선발 투수의 보직 이동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의 마무리 전환에 대해 “선발과 마무리는 볼배합이 다르다. 마무리는 1이닝을 전력으로 공을 던진다. 선발 투수의 경우 변화구를 통해 강약 조절을 하는데, 될 때는 잘 되는데 경기가 잘 안 풀리다보니 마무리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며 “마무리투수는 힘과 힘으로 붙으며 단순하게 갈 수 있으니 심적으로는 편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압박감은 크니 그 부분은 겪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하의 불펜 이동으로 두산은 뒷문을 단속할 강력한 '불펜 파이어볼러'가 생겼다. 두산은 그동안 ‘파이어볼러’ 불펜에 대한 갈증을 느껴왔다. 김강률이 있었지만, 부상 이후 100%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발등에 타구를 맞아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지난 6월 KIA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홍건희는 최근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영하의 마무리 전환이 가려운 부분을 긁을 수 있는 카드였지만, 김태형 감독은 여전히 ‘선발 이영하’에 대한 가치를 더욱 높게 봤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 같은 선발이 없다”라며 “무엇보다 경기를 하면서 선발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또 리그에 이영하와 같은 우완 선발 투수도 없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