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SK 감독이 68일 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한다. 하위권에 처져 있는 SK는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건너 갔다. 남은 48경기, 염 감독과 SK는 2021시즌을 위한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6월25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 도중 덕아웃에서 건강 이상으로 실신했다. 이후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2개월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두 달 동안 건강 회복에 매달린 염 감독은 지난 28일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현장으로 복귀가 결정됐다.
염 감독은 1일 인천에서 열리는 LG와의 홈 경기에 감독 복귀전을 치르게 된다. SK는 8월말까지 32승 1무 63패(승률 .337)로 9위에 처져 있다. 염 감독의 부재 기간에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며, 20승 1무 32패(승률 .385)를 기록했다.

SK의 올 시즌은 온갖 악재가 겹치면서 악몽이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미국과 일본으로 진출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의 선발 공백은 생각보다 더 컸다.
이들의 빈 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기대한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은 2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장기 재활을 하다 팀을 떠났다. 리카르도 핀토는 4승 11패 평균자책점 6.37로 부진하다. 대체 외국인 선수 타일러 화이트는 2경기 만에 손가락을 다쳐 3주 진단을 받았다.
SK는 포스트시즌 마지막 자리인 5위 KT에 18.5경기 차이 뒤져 있다.올 시즌 남은 48경기는 내년 시즌의 밑그림을 그리는 실전 기간으로 의미가 클 것이다. 발굴한 새 얼굴은 성공적인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게 해야 한다. 무너진 불펜을 재정비도 필요하다. 내야 키스톤 콤비에 대한 계획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염 감독은 펑소 리빌딩은 성적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보였다. 한 두 명의 새 얼굴을 주전급으로 성장시켜도 성공이다. 선발 이건욱, 불펜 김정빈, 외야수 최지훈,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 이흥련과 투수 이태양이 부진한 성적 속에서도 지금까지 거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선발이 한 명 빠진 자리에는 문승원, 박종훈에 이어 이건욱이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내년 외국인 투수 2명과 토종 선발 3명의 선발진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필승조들이 부진한 가운데 좌완 김정빈이 두각을 나타냈다. 선발로 전환했다가 불펜으로 복귀한 김태훈, 서진용을 예전 구위로 회복시켜야 한다. 6월말 이후 2달 넘게 전력에서 빠져 있는 마무리 하재훈은 내년에 100% 몸상태와 구위가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SK의 강점이었던 마운드 재건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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