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참사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 8점의 리드를 순식간에 잃어버리며 역전 위기에 몰렸지만 롯데는 딕슨 마차도가 공수에서 활약을 펼치면서 참사의 문턱에서 기사회생했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9-7로 진땀승을 거뒀다. 2연패를 탈출했다.
롯데의 초반 페이스는 눈부셨다. 1회 손아섭의 솔로포로 기선을 잡은 뒤 2회 정훈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대거 5점을 뽑았다. 4회에도 이대호의 투런포가 터지며 8-0의 리드를 잡았다. 무난한 대승을 예상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0/08/29/202008292142779916_5f4a4db5b0077.jpg)
그러나 경기 중반부터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4회까지 노히터 역투를 펼치다 5회초 노시환에 솔로포를 허용했다. 묘한 분위기의 시발점이었다. 이어진 6회초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선발 스트레일리가 1사 1,2루 위기에 몰렸고 브랜든 반즈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아놓고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이성열에게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으며 8-5까지 쫓겼다.
그리고 7회초, 롯데는 필승조 박진형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2사 1루에서 정진호에게 적시 3루타를 허용한 뒤 중계플레이 실책까지 겹치며 내리 2점을 헌납했다. 8-7까지 추격을 당했다. 이제 롯데의 승리는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뒤이어 구승민이 2사 1,3루 위기 상황을 진화하기 위해 올라왔다. 노시환에게는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이젠 참사를 걱정해야 할 시기였다. 하지만 구승민이 이성열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투수 키를 넘는 큰 바운드 타구였지만 유격수 마차도가 수비 위치를 옮겨놓고 있었고 마차도가 여유있게 잡아서 송구해 이닝을 진화했다.
그리고 이어진 7회말, 마차도가 이날 접전을 끝냈다. 사실상의 쐐기포를 터뜨렸다. 마차도는 7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한화의 사이드암 강재민의 124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전날(28일) 고척 키움전에 이은 2경기 연속포이자 시즌 9호 홈런.
이어진 8회초에는 수비로 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했다. 선두타자 송광민의 빗맞은 타구가 외야와 내야 사이로 향했다. 중견수, 2루수, 유격수 모두 잡기 힘든 삼각지대로 타구가 흘러갔지만 마차도가 재빠르게 쫓아가 타구를 걷어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8회초를 삼자범퇴로 돌렸고 결국 롯데는 진땀나는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경기 후 마차도는 “게임 분위기가 한화 쪽으로 넘어갈 뻔 했는데 구승민이 잘 막아주었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 무엇인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때 마침 실투가 들어와 홈런으로 흐름을 다시 우리쪽으로 가져오게 되어 기뻤다”며 쐐기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수비에서는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오늘 내가 잡을 수 없던 공은 안치홍이 잡아주었고 고마웠다. 서로 열심히 하며 호흡도 잘 맞는다”면서 “남은 시즌 한 경기 한 경기 팀이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 결과는 마지막에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