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오승환과 캐치볼' 삼성 왕조 떠올린 '예비역' 심창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29 08: 18

“그때는 제가 제일 약한 불펜이었죠.”
삼성 불펜의 ‘필승맨’ 심창민(27)이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지난 27일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한 뒤 2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예비역 신분으로 모처럼 찾은 1군 야구장, 그의 캐치볼 파트너는 ‘끝판대장’ 오승환(38)이었다. 
심창민은 “오승환 선배님과 (팀에서) 만난 건 7년 만이다. 오랜만에 캐치볼을 같이 했는데 여전히 좋으시더라”고 말했다. 심창민은 오승환이 해외 진출하기 전이었던 2012~2013년 삼성에서 함께 뛰었다. 당시 오승환은 최고 마무리로 군림했고, 심창민도 정현욱, 안지만, 권오준, 권혁 등 특급 구원들과 함께 삼성 왕조의 새 불펜 자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던 때였다. 

삼성 심창민이 역투하고 있다./sunday@osen.co.kr

“그때는 내가 (팀에서) 제일 약한 불펜이었다”고 떠올린 심창민은 “내가 못 던져도 선배님들이 다 막아주셨다. 좋은 선배님들을 보며 커왔고, 나도 나중에 좋은 선배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군대를 다녀오니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제 10년차이니 적은 나이가 아니다. 나 역시 그때 선배님들처럼 좋은 선배이자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 왕조 시절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고 살아남았던 심창민은 그 시절 초심으로 돌아가 생존 경쟁을 선언했다.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이다. 삼성은 (선수들끼리) 서로 지기 싫어하며 경쟁하는 팀이다. ‘자리’라는 게 있다가 없으면 내 것이 아니다. 팀에 좋은 투수들이 많다. 모든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그래야 팀이 강해진다”는 것이 심창민의 말이다. 
삼성 심창민이 역투하고 있다./sunday@osen.co.kr
허삼영 삼성 감독은 심창민에 대해 “(입대 전에도) 수년간 봐온 선수다. 특별히 말해줄 건 없다.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준비가 잘 되어있다”며 “말하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많이 성숙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심창민 역시 외부와 단절된 군 생활을 통해 느낀 것이 많다. 
그는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동안 누리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니란 것을 알게 됐고, 야구에 대한 자세도 달라졌다. 팬 입장에서 10개팀 경기를 보니 그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며 “삼성 경기를 보며 기분이 묘했다. 우리 선수들 모두 사력을 다해 치고 던지는데 결과가 나지 않았다. 나 역시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공감한다. 팀에 힘을 보탤 수 없는 상황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마음은 복잡했지만 그럴수록 스스로를 강하게 단련했다. 심창민은 “상무에서 여러 시도를 했다. 성적을 내야 하는 1군과 달리 2군 경기에서 내가 안 던지는 구종들을 많이 던지면서 손에 익혔다”며 “타종목 선수들과 웨이트장에서 같이 훈련할 때 보고 배운 것도 많다. 스쿼트 자세부터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운동을 어떻게 야구에 접목시킬지 고민하기도 했다. 덕분에 입대 전보다 몸이 더 좋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상무 심창민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7월 이후 거듭 하락세를 보이며 8위로 떨어진 삼성은 5위 KT와 격차가 7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51경기에서 7경기 차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지만 포기할 수 없다. 불펜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심창민이 즉시 전력이 돼야 한다. 2군 공식 경기 등판은 2주 전이 마지막이지만 자체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심창민은 “아직 군인 물이 덜 빠졌는지 낯설긴 하다”며 “볼 스피드는 팔이 안 좋았던 2018년 후반보다 좋아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자들을 이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