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박병호 등 핵심 타자들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키움 히어로즈. 하지만 이 빈틈을 대체 자원들과 하위 타선에 포진한 선수들이 빈틈없이 채우며 힘들 것으로 예상했던 사직 원전 2연전을 싹쓸이했다.
키움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4차전 경기에서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키움은 전날(27일) 11-6 대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리며 부산 원정 2연전을 모두 잡아냈다. 시즌 58승39패를 거뒀다.
부산 원정을 앞두고 키움은 걱정이 컸다. 이정후가 지난 26일 수원 KT전에서 자신의 파울타구에 오른 발등을 맞아 이탈했고, 박병호도 왼 손등에 맞았던 사구의 붓기가 가라앉지 않아 검진 결과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외야와 하위타순에서 감초 역할을 하던 박준태 역시 피로누적으로 빠졌다. 선발진에서도 이승호, 최원태, 에릭 요키시가 모두 이탈했다. 백업 야수진으로 타순을 꾸려야 했고, 선발 역시 2경기 모두 대체 선발이었다. 불펜 데이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난관을 대체 선수들, 잇몸 성격의 선수들이 헤쳐나갔다. 주전 선수들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였다. 27일 경기에서 9번 중견수로 나선 변상권이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감초 역할을 했고, 전병우, 허정협이 홈런포를 때려내며 대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28일 역시 이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모두 하위타선에 포진해 있었지만 중심타자 못지 않은 역할을 해냈다. 7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웅빈은 0-1로 뒤진 2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등장해 동점 솔로포를 때려내며 대등한 승부를 이어가게 했다. 3회초에는 전날 경기의 히어로 변상권이 선두타자 볼넷을 얻어내 2-2 동점의 밑거름을 놓았다.
하이라이트는 2-4로 끌려가던 7회초였다. 선두타자 김웅빈이 중전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이었다. 이후 변상권이 우중간 2루타로 1사 2,3루로 기회를 상위타선까지 이었다. 결국 서건창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김혜성의 적시 2루타로 키움은 4-4 동점에 성공했다.
8회초에는 선두타자 허정협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동원의 희생번트 실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찰나, 이번에는 전병우가 가운데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2루타를 뽑아내 5-4로 역전을 시켰다. 전병우의 2루타를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게 만든 한 방이었다. 키움은 분위기를 탔고 이후 김웅빈의 우전 적시타까지 묶어 6-4로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 방점은 주전 선수들이 빠진 가운데 리더 역할을 자처하며 그 누구보다 파이팅을 외쳤던 김하성이 찍었다. 김하성은 9회초 무사 2루에서 쐐기 투런포를 때려내 키움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 잇몸들이 탄탄하게 버텨준 키움이 화려하진 않아도 내실있는 경기력으로 2경기를 모두 완벽하게 따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