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프로 입단의 꿈을 이뤘다. 부푼 기대를 안고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으나 데뷔 첫해부터 뜻하지 않은 부상에 날개를 펴지 못했다. 1군 마운드에 한 차례 오른 게 전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당분간 마운드에 오를 수는 없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여기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투수 황동재.
황동재는 경북고를 졸업한 뒤 올 시즌 삼성에 입단한 우완 기대주. 구단 측은 "황동재는 전형적인 선발형 투수다. 신체조건이 좋으면서도 부드러움을 함께 갖추고 있다"며 "프로에 입단해 체계적인 훈련을 더 한다면 150km를 던질 잠재력이 충분하다. 향후 삼성 선발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동재는 5월 23일 대구 두산전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선발 김대우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황동재는 1⅓이닝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황동재는 지난달 2일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황동재는 "지난달 2일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기초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가동범위도 잘 나온다. 모든 게 순조롭다"고 전했다.
흔히 재활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외롭고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다. 황동재는 "아침에 눈을 뜨면 '내게 주어진 오늘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마운드에 다시 서게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던 선배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 특히 (백)정현이형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황동재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있다. 일과 후 자기계발서를 읽고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영어와 일본어를 익히면 선진 야구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 일반인처럼 올인하는 건 아니지만 교재를 보면서 차근차근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황동재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오승환 선배님을 보면서 '레전드가 되기 위해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 하는 걸 느꼈다. 항상 훈련 개시 1시간 전부터 몸을 풀고 열심히 훈련하시는 모습에 보고 느낀 게 정말 많다. 내가 했던 건 운동도 아니구나 싶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소형준(KT), 이민호(LG), 최준용(롯데), 정해영(KIA) 등 타 구단에서 활약 중인 입단 동기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1군 무대에 우뚝 서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삼성은 2021년 1차 지명 선수로 대구 상원고 좌완 이승현을 지명했다. 이한일 전 삼성 트레이너가 운영하는 재활 센터에서 함께 땀 흘리며 성공을 다짐했던 후배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돼 감회가 새롭다. 황동재는 "재활 센터에서 함께 운동했었는데 워낙 잘하니까 프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프로는 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스스로 잘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차 지명 직후 인터뷰했을 때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이에 황동재는 "장난기 가득한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좀 더 진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은지 물었다. "1군 첫 등판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수술을 받게 됐는데 건강하게 복귀해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패기 넘치는 특급 신인다운 모습이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