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복률 29.1%’ 비디오판독, 영상 확인하고 요청하면 안될까 [오!쎈 이슈]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8.26 08: 02

KBO리그에서 비디오판독 관련 논란은 사라질 수 있을까. 
KBO리그는 2017년부터 비디오판독 제도를 도입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했지만 비디오 판독의 도입으로 심판의 판정이 한층 더 정확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지난 22일과 23일 경기에서 비디오판독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하며 여전히 보완해야 할 문제점을 노출했다. 

8회말 2사 1,3루에서 KIA 김명찬이 키움 김주형 타석에 폭투로 홈을 노린 키움 김웅빈을 태그아웃 처리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결과 세이프로 번복됐고 비디오 판독 시간이 규정에 정해져 있는 3분이 지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윌리엄스 감독이 심판잔에 항의를 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비디오 판독 불복항의로 퇴장. /jpnews@osen.co.kr

특히 22일 경기에서는 명백한 오심이 발생했지만 이를 바로잡을 방법이 없었다. KIA가 3-0으로 앞선 8회말 1사에서 이정후의 타구를 중견수 김호령이 호수비로 잡아냈다. 그런데 최수원 2루심이 공이 글러브에서 빠져나와 담장을 맞았다고 판단하면서 2루타를 선언해버렸다. 김호령과 맷 윌리엄스 감독은 모두 항의했지만 이미 두 차례 신청 기회를 모두 소진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없었다.
이 오심의 1차적인 책임은 물론 오심을 저지른 심판에게 있다. 하지만 KIA가 두 차례 비디오판독 기회를 허무하게 날린 것도 아쉬웠다. KIA는 2회와 7회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는데 모두 원심이 유지됐다. 이중 한 번만 비디오판독 요청 기회를 아꼈으면 오심을 손쉽게 정정할 수 있었다.
지난 25일까지 올 시즌 KBO리그의 비디오판독 번복률은 29.1%를 기록했다. 높다면 높은 수치이지만 감독들이 오심이 나왔다고 생각한 상황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각보다는 높지 않은 수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올 시즌 비디오 판독 번복률이 43.6%에 달한다. 
사실 덕아웃에 있는 감독은 물론 직접 플레이를 한 선수들도 어떤 상황에 대해서 100% 확실하게 판단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플레이가 워낙 한 순간에 이루어지고 접전 상황에서는 1초도 되지 않는 차이로 판정이 갈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는 감독들이 구단 리플레이룸에서 해당 상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비디오판독 요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비디오판독 번복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 요청은 20초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비디오판독은 큰 그림에서는 비슷하다”면서도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에서 영상을 확인하고 감독이 비디오판독 요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구장에 설치된 호크아이를 활용해 한 번 확인을 하는 과정이 있는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키움 김치현 단장 역시 “감독들이 미리 해당 장면을 확인하고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면 비디오판독 정확도가 더 높아지고 기회를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사실 선수들 중에서는 조금만 가능성이 있어도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이 요청을 하면 감독 입장에서는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KBO리그 역시 비디오판독 요청 전에 영상을 확인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규정에는 상황이 발생하고 30초 이내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해야한다는 점만 명시되어 있다. KBO리그에서 당장 메이저리그 수준의 리플레이룸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만 단순히 방송중계화면만 미리 확인할 수 있어도 비디오판독 성공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KBO는 올 시즌 종료 후 비디오판독과 관련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1시즌 KBO리그에서는 비디오판독과 관련한 논란이 사라질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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