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주중 첫 경기부터 내상을 입었다. 믿었던 외국인 투수의 부진, 이를 극복한 만루포가 터졌다. 하지만 필승조를 쏟아붓고도 재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8-10으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로서는 2연승이 끊기며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흐름을 놓쳤다.
롯데는 일단 지난 19일 사직 두산전 6이닝 무실점 투구를 통해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고 믿었던 아드리안 샘슨이 초중반까지 난타 당했다. 5이닝 6실점으로 강판을 당하며 초반 승기를 내줬다. 롯데 타선도 SK 선발 이건욱을 공략하지 못해 5회까지 1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롯데는 집념을 보였다. 이건욱이 내려간 6회부터 타선이 터졌다. 6회말 이대호, 마차도, 안치홍의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대타 신본기와 신용수의 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3-6까지 추격했다. 만루 기회는 계속됐고 손아섭이 역전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경기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7-6을 만든 롯데는 이제 1점을 지킬 일만 남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의 필승조 상황으로 1점을 지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듯 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일단 역전 직전 준필승조의 성격인 김건국이 몸을 풀었고 역전 이후 7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필승조 투수인 박진형, 구승민은 손아섭의 만루 홈런 이후 몸을 풀기 시작했다.
결국 김건국은 1사 후 한동민에게 사구를 내줬고 롯데는 박진형을 투입해 본격적으로 지키기에 나섰다. 그러나 박진형은 이날 타격감이 뜨거웠던 로맥에게 동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미 롯데의 1차적인 플랜이 꼬였다. 후속 김경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타구들이 뻗어나가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결국 박진형에게 이닝 마무리를 맡기지 않았고 구승민을 긴급히 투입했다. 그러나 구승민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최항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대타 채태인과 승부에서는 부담을 느꼈는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결국 2사 만루 위기를 다시 자초했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대타 정의윤과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2B2S에서 던진 낮은 포크볼의 정의윤의 배트에 정확하게 걸렸다. 재역전 3타점 2루타로 연결이 됐고 롯데는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도 경기를 내줬다.
2연승을 거두고 내친김에 3연승까지 노리던 롯데의 주중 첫 경기는 뼈아픈 상처로 남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