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의 후계자는 출현할까?
KIA타이거즈는 지난 24일 2021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선수로 광주일고 3학년 좌완투수 이의리(18)를 지명했다. 광주일고의 에이스로 올해 고교투수 가운데 좌완 TOP3안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찌감치 KIA가 1차 지명을 할 것으로 예견됐고 그대로 실행했다.
이의리는 최고 149km 구속을 찍었다. 몸이 유연하고 폼이 좋다. 매년 스피드 등 구위가 좋아지는 등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기 운영 능력이 좋고 완급 조절도 잘한다. 프로에 입단해 체계적인 훈련과 변화구를 다듬으면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이다.

좌완 이의리의 입단과 함께 양현종의 뒤를 이을 에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양현종은 2007년 입단해 2009년부터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2014년부터 에이스의 반열에 올랐다. 2017년 20승을 따내며 정규리그 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하고 '대투수'라는 칭호를 얻었다.
7년 연속 풀타임 선발에 도전하는 이의없는 에이스오브에이스이다. 올해는 뒤늦게 개막한 탓에 출발이 주춤했으나 8월들어 에이스의 힘을 되찾고 있다. 올해 우리나이로 33살이다. 이제는 후계자가 나와야할 시점이다. 그러나 감감 무소식이다. 좌우를 통틀어 토종 후계자가 좀처럼 배출되지 않고 있다.
양현종 이후에 입단한 투수 가운데 13년 동안 10승 이상을 올린 토종 투수가 없다. 그래서 외국인 투수들이 활약이 높으면 팀 성적이 좋았고, 반대로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하면 팀 성적도 추락했다. 올해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는 이민우가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은 미완의 대기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임기영도 10승은 못했고, 차명진도 마찬가지이다.
작년 신인 좌완 김기훈이 양현종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다. 전지훈련을 찾은 선동렬 전 감독의 극찬을 받아 관심을 받았다. 선발투수로 나서면서 승리도 따냈지만 제구력이 흔들렸고 팔 통증까지 찾아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도 1군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김기훈의 잠재력은 터질지는 모른다. 군복무도 걸려 있다. 결국 제구와 스피드를 동시에 잡아야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올해 신인 정해영이 1군 불펜에서 희망을 주고 있다. 향후 선발투수 검증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KIA에게 여전히 양현종의 후계자 찾기는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눈은 다시 좌완 특급 이의리에게 쏠리고 있다. 그는 응답할까?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