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홍창기는 이천웅이 부상으로 빠진 톱타자 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잘 메워주고 있다.
시즌 타율은 2할6푼대이지만, 8월 월간 타율 3할1푼대를 기록하고 있고, 출루 머신으로 시즌 출루율은 4할(.409)이 넘는다.
2016시즌 LG에 입단한 홍창기는 올해 5년차로 신인왕 자격도 있다. 군 복무를 일찌감치 마치면서 1군 무대는 지난해까지 38경기 출장에 그쳤다.

홍창기는 23일 취재진 인터뷰에서 ‘신인왕 자격이 있다’고 하자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후보로 언급되는 것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받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팀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 많이 이기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자 중에서는 성적이 제일 좋다’고 하자 “SK 타자(최지훈)가 잘 하고 있지 않나. 투수는 우리 팀의 이민호도 있고 잘 하는 선수가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즌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신인왕에 크게 목표를 두지 않는 태도였다.
홍창기가 말한 SK 타자는 대졸 신인 최지훈. 톱타자로 주로 출장하는 최지훈은 타율 2할7푼3리 1홈런 15타점 38득점 10도루 출루율 .343 OPS .695을 기록하고 있다. 신인왕 레이스에선 LG 이민호, KT 소형준 신인 투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10월초까지는 지켜봐야 할 듯.
홍창기는 볼넷을 많이 고르는 비결에 대해 “내가 기다리는 공이 아니면 안 치려고 한다. 요즘에는 조금 존을 넓게 보려고 한다. 놓치는 공도 있고, 과감하게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구안에 남다른 비결을 묻자, 그는 “어렸을 때부터 기다리는 공이 아니면 잘 지켜보는 편이었다. 그래서 루킹 삼진이 많았다. 존을 설정해놓고 멀어 보이면 안 치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타자가 타석에서 존으로 들어오다 떨어지는 변화구, 보더라인 가까이 오는 공을 참는 것은 쉽지 않다. 홍창기는 “유인구에 잘 참는 것은 의도적으로 잘 골라 내기도 하고, 내가 노리는 공이 아니라 멈짓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참는 것 반반이다”고 말했다.
2017년 경찰청에서 뛸 때 4할 타율(.401)도 기록했다. 홍창기는 “당시에도 존 설정은 지금과 거의 비슷했다. (퓨처스리그의) 존이 좀 더 크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김현수,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 등 외야진이 넘치는 LG에서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이형종과 이천웅의 부상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뛰어난 톱타자로 자리잡고 있다.
홍창기는 “경기 후반에 주로 출장하기에 그것에 맞춰 출장 준비를 하고, 체력적으로 잘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초반에는 수비에서 긴장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긴장이 덜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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