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냉철한 자기 평가, “투구수 줄이는 것이 최우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8.23 12: 59

괴물 같은 8월의 모습으로 구단을 만족시켰다. 하지만 류현진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의 현 시점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4구 3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19까지 끌어내렸다. 1-1 동점, 노디시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 추가에는 실패했다. 
12일 마이애미전, 18일 볼티모어전에서 모두 6이닝 1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펼쳤다. 이날도 앞선 경기들보다는 더 나은 이닝 소화를 목표로 나섰다. 류현진의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제구 역시 만족스러웠다. 볼넷이 없다는 것이 그 방증. 하지만 류현진은 3회 23개, 5회 30개 등 투구수가 급격하게 불어나며 6이닝 소화조차 못했다. 탬파베이 타자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류현진을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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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류현진은 MLB.com 등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5이닝 동안 투구수가 많았다. 적은 투구수로 조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면 좋았겠지만 상대 팀에서 끈질기게 커트했다. 그래도 공은 괜찮았고 전체적으로는 경기를 잘 끌고갔다”며 이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 타자들과의 투구수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하며 앞으로의 보완점을 언급했다. 
2경기 연속 무4사구 피칭을 펼친 거에 대해서는 “지금은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고 제구도 안정적이다”고 흡족해 했다. 토론토 구단도 만족스럽다. 토론토 공식 SNS에는 “류현진의 괴물 같은 8월은 계속된다”고 적으며 만족감을 보였다. 8월 4경기 평균자책점 1.23, 22이닝 24탈삼진. 
하지만 류현진은 에이스다. 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으면 하는 구단의 바람이 있고, 본인의 욕심은 물론 책임감도 있다.
류현진을 제외하면 선발진의 이닝 소화력이 다소 빈약한 토론토다. 류현진이라도 6이닝 이상, 최대 7이닝까지 끌어주는 이닝 이터가 된다면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숨통이 트인다. 현재 토론토 선발진이 책임지지 못한 이닝은 불펜진이 더할나위 없이 막아주고 있는데, 초미니 시즌에 다음달 10일까지 휴식기 없는 강행군의 일정 속에서 불펜진이 얼마나 버텨줄지 장담할 수도 없다. 류현진은 냉철하게 자신과 팀의 상황을 진단했고 보완점을 찾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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