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의 우려는 가셨다. 아직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도 있지만 롯데의 안방은 서로 다른 색깔로 채워지고 빈틈이 채워지고 있다.
롯데의 올 시즌 안방 구도는 김준태와 정보근이 양분하고 있다. 두 선수가 힘을 합쳐서 현재 기대 이상의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포수진과 관련해 꾸준히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올 시즌에는 의문의 꼬리표를 떼어냈다.
주전과 백업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선발 투수에 따라 전담포수를 두면서 두 선수의 출장 기회가 고르게 분배되고 있다. 그동안 아드리안 샘슨, 박세웅, 노경은의 전담 포수를 맡고 있는 김준태가 67경기(39선발), 댄 스트레일리와 서준원의 전담인 정보근이 56경기(39선발)를 나섰다. 스트레일리와 샘슨의 전담 포수는 향후 바뀔 여지는 있지만 출장 기회의 차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수비 이닝으로는 김준태가 394⅔이닝을 소화했고 정보근이 305⅔이닝을 책임졌다.
![[사진] 김준태-정보근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20/08/20/202008200354772607_5f3d77d057859.jpg)
저 마다의 강점도 다르다. 김준태는 타격과 블로킹, 프레이밍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대신 정보근은 타격은 떨어지지만 투수 리드, 도루 저지 능력이 앞서 있다. 블로킹, 프레이밍, 투수 리드 등은 수치로 측정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대표적인 수치로 강점을 파악할 수는 있다. 김준태가 현재 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타격에서의 강점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 정보근은 대신 3할5푼7리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며 도루 억제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볼배합의 경우, 일단 구단의 데이터팀이 미리 분석한 게임 플랜을 기반으로 풀어간다. 허문회 감독은 “기본적으로 70%는 경기 전에 짜놓은 전략을 활약요하고, 나머지 30%는 투수와 포수가 그날 상대 타자의 컨디션과 타이밍 등을 파악하고 투수코치와 상황마다 얘기를 하면서 볼배합을 한다”고 설명했다. 70%의 게임 플랜은 김준태와 정보근 두 선수에게 모두 공통 사항이다. 그러나 나머지 30%의 두 포수의 성향과 색깔이 달라진다.
허 감독은 “(김)준태와 (정)보근이 모두 볼배합에 대해 많이 가르치려고 한다. 투수코치(노병오)와 런 프리벤션 코치(윤윤덕)에게 잔소리처럼 얘기를 해주고 있다. 포수들이 해야 할 일이지 않나”고 말하면서 “준태의 경우 볼배합을 배운대로 써보려고 하는 유형이다. 대신 보근이는 자신만의 볼배합이 있고, 자기 생각과 고집이 있다”고 두 선수의 차이를 말했다. 허문회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김준태의 경우 정석을 따르는 유형이고, 정보근의 경우 자신의 고집으로 볼배합을 풀어가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두 선수의 스타일 차이를 어느 쪽이 좋은 방향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아직 다른 구단들과 비교했을 때 포수진이 월등하지도 않다. 하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경험을 쌓으며 응용하면서 포수로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