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마가 끝나면서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KBO는 정부가 16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서울시와 경기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16일부터 진행되는 서울(잠실, 고척), 수원 경기를 무관중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5월 5일 무관중으로 개막한 KBO리그는 7월 26일 구장 수용 능력의 10%로 관중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 11일 25% 수준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구장 상권들도 관중이 찾아오면서 조금씩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무관중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에 잠실구장 상인들은 허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주와 이번주 수도권은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방수포가 깔리지 않은 날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야구장에 사람들 발길을 이끌기가 좋지 않은 여건이었다. 다음주면 장마도 어느정도 끝나 야구장 매진 행진을 기대했지만, 결국 최소 2주 간은 무관중 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한 매점 상인은 "그래도 개막하고 조금씩 희망이 생겼다. 최근 장마라서 사람이 많이 찾지 않아서 장마 끝나기를 기다렸는데, 오히려 다시 무관중이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구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당장 10%, 25%의 관중을 받는다고 적자 상황이 극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관중 입장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기약없는 무관중 상태로 돌아가면서 눈에 보이는 수익 외에도 광고 계약, 야구장 내 매장 등에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두산의 경우 일정 상으로 많은 관중이 찾아올 수 있는 시기였다. 두산는 2연전이 시작되는 다음주부터 부산 원정을 마친 뒤 롯데-SK-KIA와의 2연전이 있다. 인기팀인 롯데와 KIA 모두 성적이 좋은 만큼, 관중몰이를 기대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키움 역시 다음주 창원 원정을 마친 뒤 LG, KIA와의 빅매치가 준비돼 있다. 그나마 KT는 2주 간 원정 경기가 많아 손실을 적게 가지고 갈 수 있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뒤 확진자가 꾸준히 한 자리로 유지된다면 야구장을 찾는 손님도 많아질텐데 확진자가 많아져서 안타깝다"라며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에서 다시 얼어붙었으니 걱정"이라고 밝혔다.
비록 다시 무관중 체제로 돌아가지만 구단들은 일단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두산과 KT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3단계로 올라가 리그가 중단되는 것"이라며 "정부 및 KBO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며 야구장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