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으로 끝난 트레이드, 정우람 마음고생에 미안한 한화 [오!쎈 대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16 05: 41

결국 정우람 트레이드는 없었다. 
지난 15일 KBO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났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소문만 무성했던 특급 마무리투수 정우람(35·한화) 이적설은 결국 루머로 끝났다. 여러 구단이 정우람에게 관심을 나타냈지만, 한화의 미래 가치를 충족할 수 있는 강력한 카드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화가 일찌감치 10위로 추락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정우람 트레이드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하위로 처진 한화는 정우람 활용도가 떨어졌고, 순위 싸움 중인 상위 팀들은 불펜 난조가 이어졌다. 정우람의 높은 가치, 절묘한 시장 상황이 맞물리면서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한화 정우람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이 과정에서 한화가 가장 걱정한 건 정우람의 마음이었다. 뜻하지 않게 여러 이야기가 외부에 흘러나왔고, 당사자인 정우람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프로는 비즈니스이고, 모든 선수가 트레이드될 수 있지만 루머가 활발한 메이저리그와 달리 우리나라 정서상 최종 결정 전까지 물밑에서만 다뤄진다. 
그러나 부지불식간 정우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명이 드러난 트레이드설에 시달렸고, 또 다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아무리 경험 많은 베테랑이라고 해도 주변에서 이런저런 계속 이야기가 나오면 경기에 100% 집중하기도 어렵다. 이에 한화 구단 프런트와 현장 코칭스태프도 정우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한화 투수 정우람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한화 관계자는 “당사자 기분도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름이 자꾸 거론되면 선수 마음도 복잡해진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 제안이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 한마디하는 것도 조심스럽다”며 아쉬워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도 “트레이드설이 계속 나오면 선수단 분위기도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다. 정우람도 싱숭생숭할 것이다”며 걱정했다. 
한화에서 정우람이 갖는 상징성도 크다. 지난 2016년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람은 지난겨울 한화와 FA 재계약을 체결하며 5년째 몸담고 있다. 이 기간 253경기에서 리그 최다 111세이브(24승1홀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93으로 활약했다. 출중한 실력뿐만 아니라 성실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리더십을 갖춘 고참이기도 하다. 
한화 팬들도 루머가 극에 달하자 ‘종신 한화 정우람’ 댓글 릴레이를 할 만큼 그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선수단과 팬들의 절대 지지를 받는 정우람의 존재 가치를 한화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한화가 제안받은 카드들은 그런 정우람의 가치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트레이드설로 인해 한화 구단도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일각에선 앞으로 수년간 리빌딩을 해야 하는 한화가 정우람 카드로 다량의 유망주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일리 있는 의견이지만 한화가 지나치게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라거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견 불일치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왔다.
승리를 거둔 한화 정우람과 최재훈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youngrae@osen.co.kr
하지만 상대 카드의 숫자가 많다고 해서 한화가 급이 맞지 않는 제안에 응할 이유는 없었다. 정우람 트레이드는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였지만 압도적인 최하위로 처진 한화의 팀 사정이 이런 서글픈 상황을 초래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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