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지독한 불운, 2주간 강제 휴식…언제 볼 수 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8.04 11: 02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마운드에서 자취를 감춘 지 열흘이 지났다. 메이저리그 데뷔전 세이브 여운이 가라앉은 지도 오래. 개막전 등판 이후 2주 가까이 강제 휴식을 갖게 된 김광현의 기다림이 또 하염없이 길어진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룬 김광현에게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빅리그가 셧다운되면서 데뷔가 미뤄졌다. 기약없는 기다림 속에 4개월 동안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었고, 우여곡절 끝에 데뷔했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9회 마무리로 나선 김광현은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흔들렸지만 1점차 리드를 지켰다. 한국인 투수 데뷔전 세이브는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병현 이후 두 번째. 

 김광현. /soul1014@osen.co.kr

얼굴이 붉게 상기될 만큼 부담감 큰 데뷔전이었다. 긴장을 떨치고 본격적인 적응에 나서야 할 시기, 그런데 김광현은 ‘강제 휴업’ 중이다. 개막 이후 4경기에서 세이브 기회가 없었다. 세인트루이스는 26일 피츠버그전은 9-1로 크게 이겼고, 이후 3경기는 모두 패했다. 
1회초 세인트루이스선발투수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설상가상으로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3연전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1일 선수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일에는 선수 1명과 직원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밀워키 원정 3연전은 취소됐고, 선수단은 호텔에서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일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선수 7명, 직원 6명으로 총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5일부터 예정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4연전도 연기됐다. 8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일정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집단 감염으로 경기 개최를 장담하기 어렵다. 
적어도 7일까지 김광현은 강제 휴식이다. 개막전 이후 최소 13일을 쉬게 생겼다. 등판 간격이 2주가량 길어지면서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졌다. 가뜩이나 불펜투수 보직이 어색한 김광현에게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선수단 내에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김광현 스스로 건강과 안전까지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세인트루이스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말린스가 선수 18명 포함 무려 21명이 집단 감염되면서 개막 3경기를 끝으로 멈춰있다. 마이애미와 경기했던 필라델피아도 마찬가지. 건강 문제로 시즌 포기 선수들이 추가로 나오면서 리그 파행에 대한 우려도 커져간다. 
김광현이 러닝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코로나19로 올해 메이저리그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비정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오랜 기간 메이저리그를 꿈꿔온 김광현에겐 지독한 불운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언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을 볼 수 있을지 걱정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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