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새로운 배터리 대니 잰슨이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성공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승리는 무산됐지만 류현진의 새로운 파트너로서 합격점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아주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류현진은 3회말 무사 2루의 위기를 극복하고 4회 첫 실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5회 2사 후 일본인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에 좌중월 투런포를 얻어 맞으며 실점했다. 결국 토론토 데뷔전에서 5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승리 투수 기회마저 놓쳤다.

그러나 류현진과 선발 포수로 출장한 잰슨의 호흡이 돋보였다. 스프링캠프가 중단되는 등 류현진이 새로운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제한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훌륭한 호흡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등판에서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다저스에서는 주로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비교적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다저스 초창기 A.J. 엘리스, 최근에는 러셀 마틴 등이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대표적인 베테랑 포수들. 하지만 토론토로 이적을 한 뒤에는 정 반대의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7년차의 류현진이 베테랑의 위치에서 젊은 선수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기대했던 것도 리더십이었다. 1995년생으로 3년차에 불과한 포수 잰슨 역시 류현진의 리더십이 닿아야 하는 선수였다.
이날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류현진은 잰슨을 제대로 이끌었고, 잰슨 역시 류현진을 흔들림없이 보좌했다.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1회에는 다소 사인이 맞지 않는 등 인터벌이 길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잠깐의 재조정을 거친 뒤 류현진과 잰슨은 거침없이 투구를 펼쳐갔다. 잰슨이 류현진의 마음을 읽은 듯 크게 고개를 흔드는 일 없이 구종과 코스들을 맞춰갔다. 사인을 맞출 때 빠른 수정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갔고, 조금씩 사인을 교환하는 시간을 줄였다.
기본적인 프레이밍도 안정적이었고 바운드된 투구도 완벽하게 블로킹을 해내면서 류현진을 안심시켰다. 3회말 2사 1,3루의 위기에서 헌터 렌프로를 상대할 때 75마일짜리 바운드 된 커브를 블로킹했다. 이후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렌프로를 삼진으로 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는데 도움을 줬다.
토론토는 잰슨과 리즈 맥과이어 등 두 명의 젊은 포수들로 시즌을 꾸려갈 전망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잰슨과 첫 단추를 잘 꿰어내면서 배터리 호흡에 대한 우려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