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의 ‘번트실패 후 결승타’, 김태형 감독 “병살쳤으면 죽는거지” [잠실 톡톡]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0.07.22 18: 10

“병살쳤으면 나한테 죽는거지”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 전 인터뷰에서 지난 21일 아슬아슬했던 6회 결승타 장면을 돌아봤다. 
두산은 지난 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결과적으로는 두산이 큰 점수차로 승리했지만 경기는 6회초까지 0-0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두산 선발투수 알칸타라와 키움 선발투수 요키시가 멋진 투수전을 벌였다. 

6회말 무사 1루 두산 정수빈이 선취 우전 1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cej@osen.co.kr

팽팽하던 경기는 6회말 두산 공격 때 두산쪽으로 기울었다. 선두타자 오재원이 안타로 살아나가면서 무사 1루 찬스를 잡았다. 두산 벤치를 곧바로 정수빈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김태형 감독은 “요키시가 초반에 너무 잘던졌다. 한두점 승부가 될거라고 판단했다”라고 번트를 지시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정수빈은 1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지켜봤고 2구에는 번트를 대는데 실패하면서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자칫 잘못하면 진루타 없이 아웃카운트만 올라갈 수 있는 상황에 몰렸다. 
그렇지만 위기는 순식간에 기회로 바뀌었다. 정수빈은 요키시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1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정수빈이 선취점을 만들어내면서 물꼬를 튼 두산 타선은 6회만 6점을 뽑아내며 요키시를 격침시켰다. 
김태형 감독은 번트 실패 후 안타를 쳤을 때 고과 평가를 묻는 질문에 “구단에서 어떤 식으로 고과를 산정할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안타로 기록될거다. 번트에 실패해도 다음에 안타를 치면 괜찮다. 내 마음속에서 앞에서 나온 번트 실패는 안타를 친 순간 다 없어졌다”라면서도 “병살 쳤으면 고과에 상관없이 나한테 죽는거다”라며 웃었다.  
지옥과 천국을 오간 정수빈은 “어떻게는 주자를 진루시키자고만 생각했다. 나는 땅볼을 쳐도 병살타가 될 확률이 낮기 때문에 공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다행히 실투가 들어와서 운좋게 결승타를 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정수빈이 자잘한 야구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대범하다. 큰 경기나 중요한 상황에서 집중력 있게 잘한다”라며 정수빈의 클러치 능력을 칭찬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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