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5년 간 산전수전을 다 겪고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합류해 도전을 하고 있는 브룩스 레일리,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유력했던 상황에서 한국 무대를 택한 아드리안 샘슨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현재 롯데의 샘슨은 부진 탈출이 시급하다.
샘슨은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샘슨은 9경기 3승6패 평균자책점 6.50으로 부진하다. 기복이 뚜렷하다. 등판한 9경기에서 자신이 모두 승패를 책임졌을만큼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친상 등 개인사가 겹치며 미국에 다녀왔다.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여파가 아직 있는 듯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인 것은 분명하다.

롯데가 심혈을 기울여 데려온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5경기 6승8패 평균자책점 5.89의 기록을 남겼다. 선발 등판도 15차례 있었다. 5선발 겸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특히 완투승 한 차례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 경쟁은 불가피했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 자리 정도는 충분히 노려볼 법한 위치였다. 그런 샘슨을 설득해서 롯데가 데려왔다. 하지만 현재 샘슨이 한국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록은 모두를 당혹스럽게 하기 충분하다.
상대 타자들을 한 번씩 상대하고 난 뒤의 시점인 4회부터 난타 당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4회부터 6회까지 피안타율 4할4리, 피OPS 1.050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체력적인 문제에 더해 구속이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당시 수준으로 끌어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단조로운 레퍼토리가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외국인 투수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체력과 레퍼토리 등의 문제를 한꺼번에 재조정이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에 샘슨의 부진 탈출이 기약이 없다. 로케이션이라도 낮게 형성이 된다면 장점인 싱커의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로케이션이라도 제대로 된다면 샘슨의 반등에 희망을 가질 수는 있다.

샘슨이 KBO리그에서 부진하자, 떠오르는 얼굴은 지난 5시즌 동안 활약했던 브룩스 레일리다. 레일리는 2015년 롯데에 입단한 뒤 152경기에서 48승53패 평균자책점 4.13(910⅔이닝 418자책점)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5시즌 모두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 178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꾸준한 이닝이터 역할을 해줬다. 다만, 승운이 없는 편이었다. 레일리가 등판하는 날 타선과 수비 지원이 모두 빈약했다. 1선발의 역량으로는 다소 부족했지만 2선발로는 손색이 없없다. 무릎 부상 여파로 메이저리그 경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입한 댄 스트레일리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레일리가 현재 뒤를 받쳐줬다면 롯데의 시즌과 순위는 약간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런 레일리는 지난 겨울,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고 신시내티 레즈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롯데 구단 내부에서는 레일리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다. 협상 과정에서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에이전트 측의 ‘블러핑’으로 여기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레일리는 올해 스프링캠프 4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6.75(4이닝 3자책점),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일(한국시간) 발표된 신시내티의 40인 로스터에 레일리의 이름은 포함되어 있었고, 데이비드 벨 감독은 레일리의 불펜 투수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레일리의 메이저리그 재도전이 임박한 상황이다.
레일리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현재 샘슨의 상황이다. 과연 샘슨은 현재의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샘슨은 올 시즌 SK를 상대로 지난 3일 선발 등판해 5이닝 9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5실점(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jhrae@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0/07/21/202007211033770937_5f1646d30675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