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행 원했던 민병헌, 이틀의 리프레시가 가져올 변화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7.21 11: 02

선수는 2군행을 원했다. 그러자 감독이 극구 만류했다. 그리고 이틀이라는 재조정 기간을 가지기로 절충안을 서로 찾았다. 롯데 민병헌에게 이틀의 ‘리프레시’ 기간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롯데의 주장 역할을 맡고 있는 민병헌은 극심한 부진의 시기를 겪고 있다. 55경기 타율 2할4푼2리 2홈런 12타점 28득점 9도루 OPS 0.634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통솔하고 분위기를 주도하며 구단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에 신경써야 했던 민병헌이다.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고액 연봉 선수였기에 개인 성적 역시 소홀히 할 수 없었다. 현재 민병헌은 주장으로서 팀 케미스트리를 다잡는데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 성적까지 모두 챙기지는 못하고 있다. 그만큼 주장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감내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2사 주자 2루 롯데 김동한 타석에서 키움 선발 요키시의 폭투를 틈타 롯데 민병헌이 홈으로 몸을 날려 세이프 된 후 덕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rumi@osen.co.kr

그렇기에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이 끝나고 허문회 감독과 면담을 갖고 2군행을 자청했다. 마음을 추스르고 타격 밸런스를 본인 스스로 되찾아보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은 이를 만류했다. “팀의 기둥이다. 주장으로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팀을 잘 아우르는 일과 개인 성적 모두를 다 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민병헌을 다독였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 스스로도 고민했다. 민병헌이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승부욕에서 촉발된 스트레스를 이해하기에 대책을 강구했고, 18일 경기가 끝난 뒤 절충안을 찾았다. 민병헌과 타격 밸런스와 자신의 것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훈련 방법을 논의했다. 허문회 감독은 민병헌과 이틀 간의 시간을 갖기로 타협을 했다. 19일 경기엔 아예 나서지 않고, 허문회 감독이 조언한 새로운 훈련 방법과 타격 접근법을 익히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리고 20일 이동일을 통해서 머리를 식히고 마음가짐을 환기시켜 주기로 했다. 
다만, 민병헌의 타격 사이클이 워낙 바닥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틀 간의 리프레시 시간이 충분할 지는 의문이다. 일단 이틀 간의 시간을 가진 뒤 민병헌에게 변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난다면 허문회 감독과 민병헌 모두에게 최상의 결과다. ‘타격 전문가’ 허문회 감독이 약간의 의견을 전하고 조언을 했던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현재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7월 맹타를 펼치고 있는 한동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변화와, 심적 부담감이 덜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민병헌이 자청했던 2군행 논의가 다시 이뤄질 수도 있다. 
허문회 감독은 선수들이 좀 더 이기적으로 야구를 하고, 안 좋은 것들은 빨리 잊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분위기를 꾸준히 좋게 만들어주고 있다. 부임 이후 이러한 특성을 꾸준히 강조했지만 선수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질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너무 착한 것 같다. 좀 더 약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너무 안쓰럽다”고 말했다. 민병헌 역시 마찬가지. 과연 민병헌은 허문회 감독의 바람처럼 약간의 시간 동안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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