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고졸신인 정해영(19)이 인상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필승조 투수는 아니다. 지는 경기에 나오는 추격조 투수이다. 더 이상 실점을 막는 임무를 띄고 있다. 마운드에 오르면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덜 다듬어진 원석이지만 제구력과 배짱도 드러내고 있다. 정해영이 두근두근, 그러나 착실하게 1군 생활을 하고 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수업을 쌓다가 1군 승격 통보를 받았다. 등판기회가 주어지지 않다가 1일 한화전(광주)에서 9회초 1-3에서 등판해 1이닝을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베테랑 김태균을 3구 삼진으로 잡았다. 팀이 9회말 덜컥 역전승을 거두어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두 번째 경기는 4일 NC전(창원)이었다. 역시 2-9로 크게 뒤진 8회말에 등판했다. 첫 타자 김찬형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요리했다. 모창민은 초구에 우익수 뜬공, 김성욱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잘맞는 이명기는 3루 땅볼로 유도했다.
8일 강타선을 자랑하는 KT전(광주)에서 세 번째 기회를 잡았다. 3-6으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등판해 강백호를 4구만에 꽉찬 직구를 던져 선채로 삼진을 잡았다. 8회도 멀티안타를 날린 배정대를 루킹 삼진 처리했다. 9회 장성우에게 불리한 카운트에서 밋밋한 스트라이크를 던지다 중월솔로포를 맞았다. 굴하지 않고 심우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마쳤다. 1⅔이닝을 던지며 데뷔 첫 실점을 했다.
직구의 힘이 좋았다. 3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146km를 찍었다. 그러나 타자들은 느끼는 체감속도가 높은 듯 직구에 헛스윙이 많았다. 모두 직구로 5개의 삼진을 잡았다. 자체 분석결과 회전력이 좋아 150km짜리와 비슷한 체감속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직구에 대한 자신감으로 승부도 시원시원했다.
3경기에 불과하지만 스피드도 140km대 중반으로 높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피홈런이 말해주듯 불리한 카운트에서 방심하면 장타로 연결된다는 것도 피부로 느꼈다. 커브와 체인지업도 던지지만 아직은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구종이다. 타자들이 적응하면 공략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1군 마운드에서 점점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