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득점을 향해 달리던 주자가 3루에서 멈췄다. 애태우며 지켜보던 덕아웃은 아쉬움 가득했지만 수장은 ‘좋은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화는 지난 7일 대전 롯데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4-5로 뒤진 2사 1,2루에서 송광민이 좌측 빠지는 2루타를 터뜨린 것이다. 2루 주자 정진호가 먼저 홈을 밟아 동점이 됐고, 1루 주자 유장혁도 2루를 지나 3루를 통과했다. 끝내기 주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추승우 한화 3루 베이스코치가 두 팔을 번쩍 들어 ‘멈춤’ 지시를 내렸다. 급제동이 걸린 유장혁은 3루 귀루. 그 순간 1루 한화 덕아웃에 있던 선수와 코치들이 팔을 돌리거나 발을 동동 구르며 아쉬워했다. 워낙 긴박한 상황, 모두가 경기에 몰입해 있었다.

한화는 계속된 2사 2,3루에서 노태형이 삼진을 당하며 11회말에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12회초 1점을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12회말 오선진의 역전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7-6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11회말 추승우 코치의 멈춤 선택도 크게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적절한 선택이었다. 8일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원호 대행은 이 장면에 대해 “투아웃에선 무리해서라도 3루에서 주자를 돌리곤 한다. 특수한 상황이다 보니 다들 아쉬워했다”며 “중계 플레이를 하던 롯데 유격수 마차도가 공을 잡았을 때 3루를 막 지나간 상황이었다. 마차도의 송구가 정확했다면 홈에서 아웃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호 대행은 “방송 해설위원 시절 각 팀의 작전코치들에게 물어보면 접전 상황에 아웃, 세이프는 코치 미스라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 포수가 공을 받고 기다리는 상황이 되면 코치 미스다. 어제는 마차도의 송구가 정확하게 갔다면 포수가 홈에서 기다리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수비에서 실수가 나왔다면 유장혁이 끝내기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까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최 대행은 “악송구를 예상하고 돌릴 순 없다. 어제 멈춤 선택은 잘한 것이다. 홈에서 아웃됐더라면 그게 더 허무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이겼으니 잘 멈춘 것이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