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리드는 더 이상 불안한 장면이 아니게 됐다.
올 시즌 두산의 최고 고민은 불펜이었다. 5월까지 구원투수의 평균자책점이 7.58로 전체 9위에 머물렀다. 마무리 투수 이형범이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기대했던 윤명준, 박치국, 권혁 등의 컨디션도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6월 들어 두산의 뒷문은 달라졌다. 6월 불펜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3.39로 키움(ERA 3.65)에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선발의 호투에도 계속해서 뒷문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자 두산은 두 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에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보내고 투수 이승진과 포수 권기영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산은 KIA에는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류지혁과 투수 홍건희를 맞바꿨다.
길게 보고 영입한 이승진은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홍건희의 트레이드는 곧바로 ‘대박’이 됐다. 두산이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줬다.
‘파이어볼러’가 부족했던 두산에서 홍건희는 140km 중후반의 공을 던지며 롱릴리프와 필승조,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소화했다. 홍건희는 6월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6(9⅔이닝 3실점 2자책)으로 두산의 핵심 불펜 투수가 됐다.
여기에 육성하고 있던 자원들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5년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영입한 채지선은 5월 5일 개막전에서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부진한 뒤 2군에서 시간을 가졌다. 지난 5일 1군에 다시 복귀한 채지선은 좀 더 안정적인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KBO리그에서 상위급이라고 평가받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당찬 피치을 했고, 6경기 평균자책점 1.35(6⅔이닝 1실점)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지난 9일 NC전에서 3이닝 6실점을 했지만 배짱있는 투구를 보였던 조제영은 23일 SK전에서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엿보게 했다.
기존 선수들도 반등에 성공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강률이 100%의 구위는 아니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0(6이닝 2실점 1자책)으로 제 몫을 하고 있고, 박치국도 자신의 밸런스를 찾으며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6(9⅔이닝 5실점 2자책)으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부와 내부의 자원이 모두 균형을 이루면서 두산의 뒷문은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됐다. 여기에 타자들도 조금씩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김태형 감독이 "7월에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모습이 조금은 일찍 찾아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