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투수 이민호(19)는 장차 어떤 투수로 성장할까.
2020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민호는 프로 선배들을 상대로 씩씩한 피칭을 계속하고 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 중이다. 처음에는 불펜으로 프로의 맛을 경험한 뒤, 5선발로 중용되면서 3경기 선발로 던졌다.
첫 선발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하더니, 최근 2경기에서는 7이닝 2실점-7이닝 1실점으로 기막힌 피칭을 이어갔다.

류중일 감독은 이민호를 보면 흡족한 미소를 머금는다. 류 감독은 이민호에 대해 “투수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갖고 있다. 마운드에서 쫄지 않는다. 견제도, 수비도 잘 한다”며 “경력을 더 쌓으면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투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칭찬했다.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자신이 공을 던지는 것. 신인 투수가 말처럼 쉽게 할 수 없는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민호를 보면 어떤 스타일의 투수가 생각나는가’ 묻는 질문에 “선동열”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내 “이건 농담이고”라고 손사래를 치며 조금 더 생각하더니, “김상엽이 생각난다. 덩치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에서 뛴 김상엽은 파워 커브가 일품이었다. 1995년 17승을 거두는 등 통산 78승 56패 49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민호는 최고 149km의 직구 스피드를 찍으며 슬라이더, 스플리터,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구사한다. 그는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모두 던진다. 모든 구종에 자신있어서 (유)강남이 형 리드대로 무슨 사인이든 자신있게 던진다"고 말했다.
변화구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2종류다. 각이 큰 것과 작은 것. 각이 작은 빠른 슬라이더는 143km까지 나온다. 고속 슬라이더다. 각이 큰 슬라이더는 130km 초반. 같은 슬라이더이지만 10km 차이가 나 타자들이 현혹된다. 140km 초반의 각이 작은 고속 슬라이더는 차명석 단장이 커터로 혼동할 정도다. 이민호는 “나는 커터 던지는 방법도 모른다. 슬라이더를 던지는 데 단장님이 커터라고 해서, 단장님을 찾아가 커터 못 던진다고 말씀드렸다”고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러고 보니 선동열 전 감독은 선수 시절 '슬라이더 장인'이었다.
이민호는 호투하고도 볼넷 하나라도 나오면 그것에 아쉬워하며 자기 만족을 모른다. 이민호는 21일 두산전 선발로 나선다. 2연패를 당한 LG는 신인 투수의 어깨에 많은 걸 의지해야 한다. 이민호는 두산과 개막시리즈에서 2경기 불펜으로 나와 4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