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에디슨 러셀(26)을 영입했다.
키움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테일러 모터의 대체 외국인타자 러셀 영입을 발표했다.
러셀은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다. 2015년 컵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615경기 타율 2할4푼2리(1987타수 480안타) 60홈런 253타점 OPS 0.704을 기록했고, 2016년 올스타 선정, 월드시리즈 우승 등을 경험했다.

다만 최근에는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러셀은 2018년 가정폭력으로 인해 4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82경기 타율 2할3푼7리(215타수 51안타) 9홈런 23타점 OPS 0.69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주전 유격수 자리 역시 하비에르 바에스에게 내주며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컵스는 2019시즌 종료 후 러셀을 논텐더로 방출했다. 러셀은 새로운 팀을 찾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어려워졌다. 아직까지 메이저리그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러셀은 한국행 의사를 타진했고 키움이 영입에 성공했다.
김치현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지난 12일까지 데드라인을 정해두고 외국인 영입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메이저리그가 로스터 프리징 상태이기 때문에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는 영입이 불가능했고 FA 선수들만 영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야시엘 푸이그와도 접촉을 한 것은 사실이다. 설득을 열심히 했지만 푸이그는 메이저리그가 개막할 것으로 예상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를 물색하던 중 러셀을 영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셀은 지난 시즌 연봉 340만 달러를 받은 수준급 선수다. 하지만 키움은 러셀을 약 53만 달러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김치현 단장은 “정확히 말하면 53만 8000달러 정도 된다. KBO 규정상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지급할 수 있는 연봉이 정해져 있다. 한달에 10만 달러이고 계약시점부터 일수로 계산해 규정상 줄 수 있는 최고 금액을 줬다”고 말했다.
러셀이 KBO리그에서 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빨라도 7월말은 되어야 볼 수 있다. 김치현 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자발급이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늦어지고 미국에서 모든 절차를 마무리 한 뒤에 한국에 올 수 있는 상황이다. 비자 발급에 2주 정도 소요되고 한국 입국 후에는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또 2군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하면 한 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터가 있을 때 자가격리 시설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김치현 단장은 “러셀이 자가격리 기간에도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알아보고 있다. 몸상태는 영상으로만 확인했지만 확실히 좋아보였다”며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러셀은 역대 KBO리그 외국인선수들을 모두 살펴봐도 이례적인 선수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사실상 영입이 불가능하다.
김치현 단장은 “러셀은 푸이그와 다르게 한국에서 뛰어보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계약할 수 있었다. 평상시 같으면 한국에 올 리가 없는 선수다.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인데 계약을 늦게하는 보라스 스타일 때문에 계약을 미루다가 코로나19가 터져 메이저리그 팀을 구하지 못했다. 덕분에 우리가 러셀을 영입할 수 있었다”면서 러셀 영입 성공 비화를 밝히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