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같은 해결사?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최형우(37)가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19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서 4-4로 팽팽했던 7회말 무사 3루에서 우중간에 안타를 날려보내 3루주자 프레스턴 터커를 불러들였다.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자신의 시즌 5번째 결승타였다. 그것도 내리 3경기 연속 역전 결승타였다.
3경기 연속 결승타 과정에서 최형우는 여우같은 타격을 했다. 베테랑의 풍모가 물씬 풍기는 타격이었다.

최형우는 상대가 2루쪽으로 수비수를 배치하는 시프트를 펼칠 정도로 끌어당기는 타자였다. 그런데 3연속 결승타 가운데 두 번은 밀어친 것이었다. 16일 광주 NC전은 임정호의 바깥쪽 슬라이더, 17일 광주 NC전은 배재환의 바깥쪽 직구를 가볍게 툭 쳐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최형우는 "상대투수의 구위가 좋아 밀려서 안타가 됐다"고 말했지만 아니었다. 그는 분명히 의식적으로 코스에 맞는 타격을 했다. 19일 경기는 삼성투수 임현준의 몸쪽 공이 들어오자 의식적으로 몸을 열고, 가벼운 스윙으로 우중간에 떨어뜨렸다.
그런 점이 ML 홈런왕 출신의 맷 윌리엄스 감독의 눈에 포착이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형우는 상황에 맞는 타격을 대단히 잘한다. 그라운드의 모든 곳을 잘 이용한다"고 말했다.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아야 되는 시점, 짧은 스윙으로 스프레이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격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형우는 6할대를 넘겼던 장타율은 하락하고 있다. 작년 4할8푼리, 올해는 4할9푼5리를 기록 중이다. 대신 상황에 맞는 여우같은 타격을 펼치며 팀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타점 생산력도 몰라보게 좋아졌다. 최근 10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타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형우의 득점권 타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5월 한 달동은 26타수 6안타, 타율 2할3푼1리, 7타점을 기록했다. 리그 하위수준의 득타율이었다. 그러나 6월에는 15타수 7안타, 타율 4할6푼7리, 10타점을 생산하고 있다. 찬스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득타율도 3할1푼7리로 끌어올렸다.
최형우가 찬스를 살리자 KIA의 응집력도 좋아졌다. 타점 1위(40점)에 오른 터커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자신보다 동료와 팀을 우선하는 마음도 귀감이 되고 있다. 19일 경기후 "터커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어주어 결승타를 쳤다. 3경기 연속 결승타보다 팀 3연승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