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말 무사 만루 위기. 15-8의 점수 차에 여유가 있어 보였지만, LG의 중심타선이 터진다면 중반 경기 흐름은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LG는 김현수가 삼진, 채은성과 라모스는 뜬공으로 물러나며 1점도 뽑지 못했다.
두산 투수 홍건희는 트레이드 이후 가장 빼어난 피칭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적 후 첫 승리 투수 기쁨도 누렸다.
홍건희는 19일 잠실 LG전에서 5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잘 막아내고, 2⅔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앞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4경기 6이닝 2실점, 이날 완벽한 피칭으로 이적 후 평균자책점 2.08로 불펜의 지원군 노릇을 하고 있다.

홍건희는 지난 7일 류지혁과 1대1 트레이드로 KIA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홍건희는 “10년을 KIA에서 뛰며 트레이드는 남의 일이라 생각했다. 내가 트레이드 되고 나니 섭섭한 감정도 있고, 독기가 생겼다. 터닝포인트로 삼고 쭉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직후 커뮤니티나 댓글에는 두산이 손해보는 장사라는 반응이 많았다. 홍건희는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 몰랐는데, 나중에는 그런 이야기들을 봤다. 내가 하기 나름이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팬들도 좋아하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무사 만루 위기에서 김현수를 직구로 헛스윙 삼진, 채은성도 직구로 얕은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홍건희는 “구위는 지금 거의 100% 상태다. 두산에 왔더니 내 직구 무브먼트가 좋다고 하더라. 직구가 약간 라이징 직구다. 솟아오른다. 수직 무브먼트 수치가 좋다더라. 나도 하이 패스트볼에 자신있고, 힘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홍건희를 영입하면서 140km 중반의 빠른 직구, 잠실구장에서의 좋은 성적 등에 주목했다. 홍건희는 이날 최고 147km 직구를 기록했다. 그는 두산의 수비에 관해 "수비가 좋은 팀인 것은 잘 알고 있었고, 내가 뜬공이 많은 편이다. 두산 수비가 좋아 마음이 편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친정팀 KIA와의 대결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는 "KIA는 만나봐야 기분을 알 것 같다. 더 열심히 던질 것 같다"는 각오를 보였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