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영상 찍은 손호영, '늦깎이 신인' 잠재력 꿈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6.19 09: 02

지난 2월 LG의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 류중일 감독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한 선수의 타격 훈련 장면을 담았다. 직접 찍은 영상을 같이 보며 타격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늦깎이 신인’ 내야수 손호영(26)이 그 주인공. 류중일 감독이 호주 캠프 기간 내내 맨투맨으로 지도할 만큼 손호영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홍익대 1학년 때였던 지난 2014년 미국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손호영은 그러나 루키리그와 싱글A만 오가다 2017년 3월 방출되면서 빅리거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귀국 후에는 육군에서 군복무를 했고, 제대 후 독립야구단 연천미라클에서 프로 진출을 준비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LG 류중일 감독이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손호영의 타격을 동영상으로 찍어 지도하고 있다. /sunday@osen.co.kr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미래 LG 3루를 책임질 선수”라고 손호영을 평가했다. 주전 3루수 김민성이 지난 15일 내전근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손호영에게 기회가 왔다. 수비 기본기가 좋은 구본혁이 우선 기회를 받았지만, 류중일 감독은 17일 대전 한화전 선발 3루수로 손호영을 썼다. 
LG 류중일 감독이 손호영을 지도하고 있다. /sunday@osen.co.kr
3타수 무안타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18일 한화전에서 5회 대주자로 나서 첫 도루에 성공하며 기회를 살렸다. 7회 한화 구원 박상원에게 우측 2루타를 터뜨리며 1군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손호영은 8회 윤대경의 변화구를 가볍게 받아쳐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연결, 스코어를 6-3으로 벌리는 결정타를 쳤다. 
내친김에 다시 한 번 더 2루 도루를 성공한 손호영은 2타수 2안타 1타점 2도루로 잠재력을 뽐냈다. 데뷔 첫 안타, 2루타, 타점, 도루 모두 이날 나왔다. 김민성의 부상 공백이 아쉽지만 손호영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LG의 3루 고민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손호영은 “첫 안타, 타점, 도루를 기록해 정말 기쁘다. 첫 타점이 제일 좋다. 팀이 1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에서 보탬이 된 것 같다”며 “타격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님께서 직접 타격 지도도 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호영은 “도움을 주시는 모든 코치님들에게도 감사하다. 내게 다시 야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구단에도 감사하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만 26세에 첫 안타를 친 ‘늦깎이 신인’ 손호영의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waw@osen.co.kr
[사진] 데뷔 첫 안타 공을 든 손호영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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