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말 35구’ 제 꾀에 빠진 서준원, 이닝 소화 아쉬움 [오!쎈 고척]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6.17 21: 57

지나치게 신중했다. 자신의 구위를 믿고 자신있게 승부를 펼쳤어도 됐지만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하며 늪에 빠졌다. 이닝을 소화하는데 장애물이 됐다.
서준원은 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근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2(23⅔ 4자책점)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던 서준원이었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만큼 페이스가 좋은 서준원이었다. 

4회말 2사 1,3루에서 롯데 서준원이 키움 김혜성에 볼넷을 허용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날 역시 최근의 기세를 이어가듯 3회까지 볼넷 1개만 내주며 키움 타선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 타선에서도 전준우가 3타점으로 지원사격하면서 서준원의 투구를 도왔다.
하지만 키움 타선을 한 번씩 상대하고 나서 맞이한 4회말, 서준원은 앞선 이닝들에서 보여준 자신감 있는 투구가 사라졌다. 볼 배합을 바꿔 상대하려고 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고 변화구 위주로 꾀어내려는 피칭을 하려다가 제 꾀에 빠졌다. 키움 타자들의 배트는 유인구에 배트를 내지 않았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커트를 해냈다. 투구수를 늘려갔고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었다. 결국 선두타자 전병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정후와도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다 우전 안타를 맞아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1,2루에서 맞이한 김하성과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겨우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허정협은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2사 1,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혜성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이후 볼을 연달아 던지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펼쳤고 볼넷을 허용,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뒤늦게 이지영과 패스트볼 승부를 펼치려고 했지만 노림수가 강한 이지영이라는 산을 넘기는 힘들었다. 이지영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3-2까지 쫓겼다. 
실점 이후 김수환에게는 초구 커브를 던진 뒤 패스트볼 2개를 연달아 던지며 3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1회 19개의 공을 던진 뒤 2회 15개, 3회는 8개의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던 서준원은 4회말에만 35개의 공을 던졌다. 결국 위기 상황 속에서 마운드에 있던 시간이 길었던 서준원의 피로도를 감안한 롯데 벤치는 서준원에게 5이닝만 소화하게 한 뒤 마운드에서 내렸다. 서준원이 제 꾀에 빠져 넘어지면서 이닝을 길게 소화하지 못했다. 조기에 불펜이 가동이 될 수밖에 없었고 경기도 초반 손쉽게 잡았던 주도권이 위태롭게 이어졌다. 
결국 서준원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1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승리 투수  요건마저 지워졌다. 여러모로 이닝 소화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서준원의 성장을 위한 값진 교훈을 얻은 경기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팀은 경기 후반 키움의 집중력을 극복하지 못했고 9회말 3-4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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