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최진행 내린 게 상당히 아쉽더라”.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은 지난 8일 지휘봉을 잡자마자 대대적인 1~2군 엔트리 조정을 단행했다. 무려 10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2군으로 내려 보낸 것이다. 30대 베테랑 선수만 9명. 대부분 선수들이 극심한 성적 부진으로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딱 1명, 외야수 최진행이 2군행 명단에 포함된 것이 의외로 여겨졌다. 최진행은 6월 5경기에서 14타수 4안타 타율 2할8푼6리 2홈런 4타점으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승부가 기운 뒤였지만 5~6일 대전 NC전에선 연이틀 홈런을 쳤다. 가뜩이나 타선이 집단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최진행의 2군행은 ‘베테랑 숙청’처럼 비쳐졌다.

최원호 대행은 이튿날 엔트리 조정과 관련해 “최진행을 가장 고민했다. 전력이 약한 팀일수록 수비를 강화해서 마운드 중심의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진행은 수비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며 “2군에서 1군 올라가는 과정이 너무 급했다. 조금 더 2군에서 감각을 끌어올리고 올라오면 좋을 것 같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원호 대행 체제 첫 4경기에서 한화는 총 7득점으로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며 연패가 ’18’로 불어났다. 공교롭게도 최진행은 2군에 내려간 뒤 퓨처스 5경기에서 16타수 6안타 타율 3할7푼5리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 부족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최진행까지 내린 건 패착이 됐다.
최원호 대행도 깔끔하게 인정했다. 18연패를 끊기 전 인터뷰에서 최원호 대행은 “상황이 이렇게 되니 최진행을 내린 게 상당히 아쉽더라”며 인정한 뒤 “최진행을 비롯해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이 좋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성열도 경기를 뛰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1군 재등록이 가능한) 18일부터 힘 있는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심타자 이성열은 올 시즌 29경기 타율 2할2푼6리 2홈런 13타점 4볼넷 28삼진 OPS .570으로 극심한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갔다. 지난주 퓨처스 3경기에서 9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팀 홈런(23개), 장타율(.332) 모두 리그 꼴찌인 한화로선 이성열과 최진행이 필요하다.

한화는 1군에 남은 최고참 김태균과 주장 이용규를 중심으로 노태형, 정은원, 노시환 등 젊은 피들이 분발하며 18연패를 끊고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예정대로 이성열과 최진행이 18일 대전 LG전부터 1군에 복귀한다면 신구 조화가 이뤄진 라인업 구성이 가능하다. ‘완전체’ 한화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