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골차 패배를 당한 서울, 당연한 결과였다.
FC 서울은 지난 14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6라운드 대구FC와 원정경기서 0-6으로 패했다. 지난 4라운드 성남전을 시작으로 서울은 3연패에 빠졌다.
서울의 이날 패배는 구단 역사상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와 타이를 이뤘다. 최악의 불명예다.

패배는 당연한 결과다. 올 시즌 서울은 구단 명성에 걸맞는 선수 영입을 펼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 페시치의 임대계약 기간이 올 여름까지였는데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굳이 말한다면 찾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한찬희와 한승규 그리고 김진야 등을 영입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 영입은 없었다. 논란이 됐던 기성용은 차치하더라도 서울 구단이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는 다른 행보였다.
대구전 선발 명단을 보면 최용수 감독의 고민이 엿보인다. 강상희와 양유민을 포함해 김주성, 김진야, 조영욱까지 베스트 11에 U-22 5명을 포함시켰다. 최근 2연패로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던 서울이 젊음을 내세워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 것이다. 핵심 멤버인 고요한, 주세종, 김원식 등이 선발에서 제외됐다.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성남전서 첫 승을 거두며 정상적인 경기력을 되찾은 대구와 반대로 서울은 힘겨운 싸움을 펼쳤다. 물론 경기 스탯을 보면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한 골도 터트리지 못했지만 서울은 전체 슈팅수서 대그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14개와 12개였다. 물론 유효슈팅서 비교가 크다. 대구는 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서울은 3개였다. 유효슈팅 성공률도 64%와 25%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패스 성공률도 전체를 봤을 때 차이는 없었다. 오히려 단순 패스 성공 갯수와 성공률을 따지면 서울이 앞섰다. 서울은 총 526개의 패스를 시도했고 성공률은 84%였다. 대구는 421개였고 성공률은 81%였다.
전방으로 연결하는 전진패스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총 239개의 전진패스를 시도했고 성공률은 73%였다. 대구는 230개중 70%가 성공했다.
스탯에서 차이가 없지만 선수들의 경험과 경기력에서 차이가 났다. 서울의 젊은피들은 대구의 활동량을 이기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페시치, 오스마르가 빠진 상태에서 최용수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독이되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선수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이 원했던 스쿼드와 거리가 멀다. 공격진만 놓고 보더라도 최전방에서 박주영만 뛰고 있다. 1985년생으로 35살의 박주영은 천재 공격수다. 하지만 지금처럼 모든 공격을 맡기에는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생긴다. 또 2선 공격진도 마찬가지다.
공격수가 부족한 서울은 다재다능한 고요한을 전방에 배치한 상태다. 선수구성에 대해 문제를 삼지 않을 수 없다.
서울이 K리그를 장악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광저우 헝다(중국)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쿼드다.
대구는 공을 들여 선수를 영입했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방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에드가가 대표적인 선수다. 또 이날 경기를 위해 약속된 플레이를 철저히 지켰다. 어리지만 경험이 많은 대구 선수들이 서울을 압도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최용수 감독은 2년전 팀에 복귀해 서울을 강등 위기서 구해냈다. K리그 2로 떨어질 위기였지만 최 감독이 팀을 잘 추스리며 K리그 1에 잔류 시켰다.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3위를 기록하며 팀을 ACL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서울은 더이상 최용수 감독에 대한 예우도 하지 않고 있다. 팀의 레전드이자 자존심을 지켜낸 감독에게 지원은 커녕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
대구전 대패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서울이 흔들리는 이유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감독과 선수단이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서울의 대패는 서울이 만들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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