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18연패는 결과만큼 과정도 참혹하다. 이 기간 총 43득점을 올리며 151실점을 허용했다. 득실차 -108. 경기당 평균 6점 차이로 무기력하게 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근 40년간 18경기 득실차 -108은 한 번도 없었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불행한 역사를 쓴 한화 이글스’라는 제목하에 지난달 23일 창원 NC전부터 12일 대전 두산전까지 18연패를 당한 한화의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전했다. 지난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 기록을 무려 35년 만에 소환했다.
팬그래프는 ‘한화는 12일 두산전 패배로 18연패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전례가 거의 없는 기록을 썼다. 지난 1985년 삼미만이 18연패를 했었다. 이제 한화는 한 번 더 지면 단독으로 최다 기록을 쓰게 된다. 150년이 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8연패는 22번 일어났고, 지난 40시즌 동안 두 번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18연패는 아무리 봐도 어이없을 만큼 나쁘지만, 더 충격적인 건 승패 수치만으로 한화가 얼마나 큰 충격을 입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패 과정에서 팀이 얼마나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였는지 알기 위해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18연패 기간 한화가 기록한 43득점 151실점, 득실차 -108점 수치를 언급했다.
![[사진] 1980년 이후 현재까지 18경기 기준 최악의 득실차 /팬그래프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0/06/13/202006131217773994_5ee446755b84b.png)
팬그래프는 ‘이것은 한화의 연패가 KBO리그 역사상 가장 길었을 뿐만 아니라 수십 년 만에 프로야구에서 최악의 3주간 경기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메이저리그 기록을 끌어들였다. 1980년 이후 최근 40년간 메이저리그에서도 18경기 기준 최악의 기록은 201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45득점 140실점, 득실차 -95점. 한화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팬그래프는 ‘한화의 붕괴를 예견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시즌 초반 한화는 7승9패로 5할 승률에 가까웠고, 득실차는 -6이었다. 타격이 부족했지만 투수진이 잘해주고 있었다’며 ‘투수진이 무너지면서 타선은 계속 고전하고 있다. 연패 기간 평균 2.5득점 이하를 기록했고, 경기당 8점 안팎을 허용했다. 그 어떤 팀도 한화보다 더 많은 실책을 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용덕 감독이 사퇴하면서 최원호 2군 감독으로 교체한 한화는 10명의 선수들을 2군으로 보냈다. 나이 든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며 32세 이상 타자 중 OPS .680을 넘는 선수가 이용규 단 1명뿐이라고 지적했다. 32세 이상 투수들은 모두 6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베테랑들의 저조한 경기력, 채드벨과 제라드 호잉 등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을 연패 요인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팬그래프는 ‘한화에도 좋은 날이 올 것 같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 지금 당장 한화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며 ‘2000년 뉴욕 양키스는 3주 동안 역사적인 부진(18경기 59득점 148실점 득실차 -89점)을 겪고도 그해 우승을 했다. 한화에도 언젠가는 성공이 찾아올 것이다’고 응원했다. 한화는 13일 대전 두산전에 신인 투수 한승주를 선발로 내세워 18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waw@osen.co.kr